내 운명 어떻게 바꿀까? 위대한 시인들의 사랑과 꽃과 시 3
서동인 지음 / 주류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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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정성껏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서동인 지음/ 주류성 (펴냄)









한시를 읽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내게 한자란 중학교 한자에서 처음 만날 때 안 좋았던 기억 때문일까? 한자란 그저 따분하고 고리타분하고 문학작품 속에서 굳이 우리말로 묘사하지 않고 한 단어 한자로 압축(여기서 압축이라는 한자어 안 써도 충분히 묘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라고 바로 이런 사례) 해버리는, 심지어 대부분 한자어나 사자성어를 끌어다 쓰는 우리의 선배들!! 아무튼 어떤 현상에 편견을 가지는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한자에 대한 나의 편견은 부피가 컸다.







한시를 읽게 될 거라고 생각지 않았으나 서평을 통해 만나게 된 이 시리즈가 내겐 색다른 경험을 열어주었다. 한시 그 자체로 편견을 가지지 말자고. 한자문화권에서 한자의 영향력에 지배받던, 가부장제 유교 사회 아래 한자로 쓸 수밖에 없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표현법!!



꽃을 주제로 한 시들!

특히 시리즈 3권의 키워드는 운명이다!








1권 어떻게 살지에 대한 질문, 2권 무엇을 성찰할지에 이어 3권은 운명에 대한 질문이다. 모두 꽃과 식물을 노래한 시 모음집 같지만 끊임없이 어떻게 살 것인지 내 삶에 대해 묻는다. 많게는 수백 년 전 사람들의 가치관이 어찌 지금의 나와 같을까? 그러나 공통적인 삶의 질문은 변하지 않는다. 시집을 통해 만나는 역사, 그리고 처음 알게 된 작가들, 시인들 무척 흥미롭다. 그들의 삶과 함께 읽는 순간 시가 좀 더 선명해진다. 물론 이 시들이 첨단과학을 다루지는 않는다. 다를 수도 없다. 그러나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 인생의 순환 거기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이번 3권에서는 252~253의 천재 시인들, 요절한 시인들의 시가 눈에 띈다. 봄날을 노래하고 밝고 긍정적인 시를 쓴 시인들이 불과 몇 해 살지 못하고 고인이 되었다니ㅠㅠ 어떤 시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만 같아 더욱 애절하다. 아... 시가 주는 여운은 정말 길다. 이제 곧 돌아올 봄, 그 봄을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혹은 이 봄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이들의 마음이 와닿는다.







스물여덟 나이에 요절한 중국 송나라 시인 왕령, 유배지에서 두견새에 자신을 투영한 조선의 선비 노수신, 을사사화를 시로 읊으며 죽은 이들을 그리워 한 권 벽, 명재상 이원익이 읊은 버드나무에 관한 시, 그리고 2권에서 만난 숙선 옹주의 시가 여기 다시 언급될 때의 반가움이 크다. 유교 사회 분위기에서 글 쓰는 여성이라니! 물론 상류층이라 가능했겠지만 상류층 여성의 경우에도 남성들의 제한을 많이 받았던 시대다 ㅠㅠ 세계 여성의 날이 다가오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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