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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풍경들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정성껏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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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이국현/ 도서출판 등
지난번 베트남, 태국, 미얀마 여행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싱가포르의 여행담을 담은 책이다. 미술 교사로 퇴직하신 분, 본인이 직접 여행지를 스케치하고 채색한 그림들, 사색과 여유가 돋보이는 여행 에세이다.
제목에 로맨틱한 여행지라는 말은 내 주관적인 의견이다 ㅎㅎ
그러고 보면 다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현실에서 혹은 책에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삶의 굴곡은 다들 겪는 부분이다. (웬일인지 요즘 대화를 나눠보면 유복한 환경에서 사랑 많이 받으며 성장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보다 오히려 굴곡을 겪은 사람이 훨씬 많은 것 같은 요즘이다....) 개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무척 중요한 것 같다.
1998년 동남아 여행의 첫 시작은 필리핀이었다고 한다. 당시 6명의 자녀를 둔 가장 씨엠리업의 뚝뚝이 기사를 보면서 오 남매, 육 남매셨던 우리 부모님 세대를 보는 듯했다. 다 같이 가난했던 시절이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우리들, 이제 가난은 다 함께 겪는 가난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이라 개인이 느끼는 박탈감은 어쩌면 더 큰 걸까... 저자의 삶에 무슨 아픔이 많았는지 구체적으로 서술되지는 않지만, 내 주위만 돌아봐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다. 스마트폰 문명이 주는 편의성 그 뒤에 숨은 고통... ( 보고 싶지 않아도 남의 행복을 봐야 하는, 상대적 비교가 어쩌면 사람들의 단단한 마음을 무너뜨리는 무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상가옥, 불교 사원, 해먹, 스파 마사지, 열대의 나무들, 오토바이를 탄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 동남아시아가 주는 매력은 유럽의 그것과 참 다르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와닿는 요즘이다. 동남아 역시 빠르게 발달하고 도시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날로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저자가 동남아시아를 찾았던 이유를 알 것 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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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란함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치유, 물론 돌아오면 또 같은 현실을 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고 싶은 여행이다.
사람은 기록하며 존재감을 채운다.
일기장이든 그림이든 블로그 글쓰기든 방법이 다를 뿐,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
두 권의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많은 것은 얻은 여행이지만 저자의 다음 여행엔 가족과 함께 하시는 것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