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의 팔월
최문희 지음 / 문이당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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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최문희 장편소설/ 문이당 (펴냄)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 최문희 작가의 소설 《난설헌》을 기억한다. 여성의 인권이 없던 시절, 자신이 가장 재능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난설헌의 삶을 쓴 소설, 아이를 잃은 난설헌의 아픔을 담은 시가 생각나서 마음이 아린다.





주인공 문혁과 조안, 그리고 모경인....

간호사였던 조안은 의사의 손이나 발, 명령으로 움직이는 간호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재수를 해서 한의대에 편입했다. 소설가가 꿈이었던 조안.






병실에 누워있는 문혁의 출판기념회, 그의 절친이 경인의 작업으로 책이 완성되었으나 대필 작가라는 꼬리가 붙는다. 남의 자서전에 수저 걸어두고 사는 인생 몰아붙이는 나대표, 늘 웃고 마는 경인.





사랑은 죽을 때까지 복습해야 하는 공부래. 어떤 사냥꾼도 사랑의 핵심에 도달하기 전에 서로의 거죽만 핥다가 쪼개진다잖아.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공부가 사랑학이래.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부서지는 거지. p28





365일 검정 슈트만 입고 다녔던 문혁의 죽음, 검정 옷은 애도이자 죄책감이었다. 그날 같은 자리에 있었던 경인, 한 여자를 사랑한 죄... 자신이 손을 놓아버린 순숙. 소설은 이들의 과거에서 시작된다.

이후 언니의 복수만을 생각해 온 조안이다. 문혁의 죽음 이후 늘 경인의 곁을 도는데....





아들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아내를 정신병원에 넣어버린 강만복 회장, 출판사의 내 대표, 장르 작가 배우정 사랑과 욕망이 엇갈리고 또 교차되는데...

사랑에 대한 수많은 해석들, 글에 대한 욕망, 사랑하는 이의 복수와 죄책감, 자기의식, 자기 연민 애증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들이 기묘하게 얽힌 소설이다. 극단의 시대에 지나치게 악인도 의인도 없다는 생각이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듯.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들 경인의 삶에 더 공감이 되었다. 아래로 줄줄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가난은 그의 삶을 옥죄는 형벌 같은 감정으로...

용기도 배짱도 없는 삶,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도 못하는 인물.. 어쩌면 좀 답답해 보이기도 했다.


아침 드라마에서 볼법한 강 회장 등 여러 인물이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다운 깊이 있는 문장들, 삶과 사랑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다. 아프지 않고 성숙할 사람은 없다. 저마다 다른 색을 품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떠올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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