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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 - 김지은 인터뷰집
김지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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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인터뷰집/ 휴머니스트 (펴냄)
24년 차 기자, 현재 한국일보 근무 중이신 '좋은 기사는 세상을 바꾼다'라는 믿음으로 쓴 기사들, 출간작으로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 《인터뷰-엄마》 《언니들이 있다》 등 인터뷰집과 에세이집이 있다. 기자 김지은을 소개하는 문장에 #누적조회수 #5000만인터뷰어 라는 단어 눈에 띈다. 각종 언론상을 수상하신 만큼 사회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그중 특히 여성, 사회, 정책, 정치,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실패가 가진 부정적인 어감을 재정의해 보고 싶었다는 저자.
이력서에 쓰는 내용은 다 이루고 성취한 내용뿐이다. 성공만이 내 기록일까? 실패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물론 그 대가를 쓰리고 고통스럽다. 와 책에 언급된 인터뷰이들은 정말 쟁쟁한 분들이다. 과학자, 연예인, 출판사 대표, 작가, 발레리노, 크리에이터 등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은 과연 이런 분들에게 실패의 흑역사가 있을까
아이돌 심리 상담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너무 빠른 나이에 삶을 스스로 마치는 연습생을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연습생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예인의 자살을 기사로 접하면 정말 충격이다. 믿기지도 않는다.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 연예인에게 어떤 고민이 있을까 아이돌 상담 심리 전문가 조한로 님 인터뷰에서 이 분도 원하던 음악을 접어야 했던 아픈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아프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닫힌 문 바깥에서 홀로 마주한 세상이라는 문장이 너무 아팠다.... 닫힌 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 있어야 했던 사람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은 늘 밝으신 분,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라 이 분의 실패 경험담, 이후 다시 일어서는 노력의 과정이 다소 낯설었다. 홀로 연구실에서 울던 시절이라니 ㅠㅠ 배우 김혜수의 인터뷰도 흥미롭다. 늘 주연만 했던 주인공의 삶을 살았던 배우에게 실패의 경험이란 어떤 것일까? 내 시간의 결정권을 상실해 얻은 실패의 기억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십 대 후반에서야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선정할 수 있었다니... 그 존재만으로도 너무나 멋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돈으로 용인되는 폭력, 성매매
많은 인터뷰이가 있었지만 성매매 여성에서 이제 자신이 원하는 당당한 삶을 찾은 분의 삶이 가장 인상적이다. 가출에서 시작된 험한 인생 경로, 대부분 제대로 된 부모를 만나지 못한 학생들이다. 너무 안타까웠다. 이미 유명한 분들의 인터뷰도 재밌었지만, 일반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각자 실패라는 우주에서 벗어난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자신을 오픈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텐데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생산과 성취가 제1의 가치가 된 시대를 살고 있다. 기능하지 못하는 인간은 잉여인간이 돼버리는 세상, 우리는 어떤 자신을 마주하며 살아야 할까?
책을 덮으며 내 실패의 경험들을 떠올려본다. 그저 실패의 기억을 지우느라 급급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실패를 통해 나는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