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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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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장편소설/ 델피노 (펴냄)
한예종에서 연기를 전공하신 저자는 소설가, 희곡작가, 작사가, 연출가 등 예술과 문학의 다양한 영역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이 분의 소설 『붉은 상자』를 재밌게 읽었는데 드라마, 영화, 웹툰으로 계약되었다고 한다.
소설은 긴장감 있게 시작된다. 스스로 경찰이기를 포기하고 괴물이 되어버린 남자, 도대체 남자는 왜 이런 결심을 했을까...
천재소년 서이준, 학력 위주의 우리 사회 공부가 전부인 세태를 그대로 보는 듯하다. 이준의 어머니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다. 그녀에게 아들의 인권 따위 ㅠㅠ
이준은 자기 주변을 맴돌던 남자에게 납치당하고, 그날 뉴스에서 이준의 어머니 사망사건이 보도되는데...
그리고 소설의 또 한 축 형사 민성후, 그는 아내의 차 사고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는다.
죽은 사람은 슬프지 않잖아요, 아무것도 못 느끼니까 p78
챕터 안에서 소제목이 세미콜론 ; 으로 표시되는데 뭔가 드라마나 희극 대본의 장면 전환 같은 긴장감을 준다.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이 각자의 욕망을 추구한다. 이명도 박사 그는 소년의 후견인이기도 하다. 죽은 어머니를 대신해서 이준의 잠재적 재산까지 움켜쥘 수 있는 사람이다.
과연 사건 현장에 적혀있던 '모두의 날'의 의미는 뭘까..
어떤 종교단체에 얽힌 일일까?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팽팽한 긴장감. 회색 눈동자 증후군은 또 뭐지?
소설은 1999년 세기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 정보국 비밀요원, 자살로 위장한 타살, 종교 단체, 탈주범 신창인 사건, 줄기세포 연구 등 한때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이 떠오르면서 이 모든 에피소드가 하나로 모아지는데...
어릴 때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하교 후 내 방에 가보니 구체 관절 인형 당시 미미 인형( 요즘 바비)세트가 통째로 사라졌다. 물론 엄마가 버린 것이었다. 공부에 집중하지 않고 인형만 갖고 논다면서... 나는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고의든 타의든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이별해야 할 순간은 반드시 오는데 그것 언급하는 소설 속 인물 이준이가 섬뜩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온갖 욕망, 그리고 남의 욕망을 이용해서 한몫하려는 사람들, 그 모든 것을 딛고 올라서는 자. 이 모든 계획이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는 순간 소설은 여운을 남기며 끝났다. 드라마 혹은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소설과 무관한 메시지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을 소중하게 보호해 주자. 동심을 아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