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영희 / 샘터 (펴냄)








짧은 삶을 살다가신 작가,

에세이스트 장영희 선생님의 15주기가 되는 해이다. 태어날 때 소아마비로 평생 목발을 짚으셨던 분. 늘 밝은 얼굴 따뜻한 영혼의 영문학자 희망의 전도사라는 별명!! 모교인 서강대에서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또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불꽃같은 삶을 사셨다.


이름만 알고 있던 이 분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번역 작품인 《슬픈 카페의 노래》라는 독특한 소설을 읽으면서부터였다.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의 다섯 가지 챕터를 만날 수 있다.


이 찬란한 계절은 오랜만에 한번 하늘을 쳐다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우리 마음속 어린아이가 자유롭게

"와!:하고 감탄하도록 내버려 두기 좋은 때 같다

아름다운 자연을 이보다 더 진실하게 표현한 글이 있을까. 태어남은 하나의 약속이라는 장영희 교수님의 문장을 읽으며, 그렇다면 내 삶의 약속은 무엇일까? 우리는 저마다 소우주, 주어진 삶을 귀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너무 많다. 모두의 탓이다.


가을은 슬프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짙푸른 신록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서서히 죽어간다고 관찰한 저자님. 인간의 삶이라고 다를까... 관점의 차이, 누군가에게 낙엽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죽음으로 비친다. 나 같은 염세주의자들에게 낙엽이란 자살에 가깝다 ㅠㅠ

고등학교 시절, 가을에 대한 소재로 글짓기를 할 때 나는 잎이 뛰어내린다고 썼다. 자살을 표현한 글이었다. 국어 선생님은 내 글을 교실마다 들고 가서 읽어주셨다. 나는 내가 꽤 잘 쓰는 사람인 줄 착각했다 ㅎㅎㅎ


잘 사는 것과 아름답게 사는 것,

의롭게 사는 것은 모두 매한가지 p.54


장애인에 대한 교수님의 문장 깊은 울림을 준다. 얼마 전에 읽은 신춘문예 동시에서 한쪽 다리를 저는 동네 삼촌에 대한 부분이 떠오른다.

신체적 불편함 때문이 아니라 무언가를 못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

이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은 장애의 대상이 된다.








문학하는 사람들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하여 단아한 문체로 꼭꼭 눌러쓴 장영희 교수의 산문, 지금 삶이 너무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혹은 좌절하고 있는 분들에게 어서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