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린팅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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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린팅이 (지음)/ 반타(펴냄)









인생은 맥주를 따르는 원리와 닮았어...


왜 제목이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라는지, 읽고서야 알았다. 소설의 주인공 허징청은 병원 매니저로 소설 쓰는 일에 무척 진심이다. 사고로 사랑하는 연인 징즈와 어머니를 동시에 잃은 후, 그의 삶은 사고 전과 완전히 달라지는데....

아버지 역시 같은 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 두 남자의 삶은 피폐함 그 자체다. 아내를 잃은 것은 애인을 잃은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통일 듯싶다. 대만 미스터리 작가연합회 회원이자 실제로 본인이 메디컬 센터에 일한 경험이 있는 작가다. 인터넷에 올린 소설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르다니 무척 부럽다.


의뢰인에게 새로운 인생 시나리오를 써주고 다크펀 하우스의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하면 돼. 그다음은 감독이 할 일이야." p36


의뢰인들은 롤 모델이 될 만한 남의 인생과 바꿔치기하는데 그 대상의 인생 장단점을 모두 흡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좋은 점만 바꿀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비용으로 전 재산을 걸어야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조직을 찾아왔다. 누군가의 비참한 인생을 바꿔주는 나름 매력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의 생각도 조금씩 바뀐다. 어찌 보면 성공한 타인의 인생을 표절하는 셈이 되니까.


다크펀 하우스는 의뢰인의 인생 시나리오를 바꿔주는 곳이네. 다시 말하면 타인의 인생을 표절하는 곳이기도 하지 p75







닥터 뤄의 아내 샤오원을 질투하는 린위치의 마음,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삶을 빼앗긴 사람의 운명을 누가 책임지는 거지? 돈이 전부인가? 내 인생은 저주받은 것 같다던 왕푸런, 우울증을 앓던 아내에게 줄 가짜 오리지널 약이 필요한 남자 아창.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샤오광. 교장 쉬즈춘







방관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피해자의 간절한 눈빛은 알아보지 못할 만큼 멀고, 피해자에게 방관자의 냉랭한 눈빛은 숨이 막힐 만큼 가깝다 p164







현실에서 사람들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들만 존중한다. 인류의 악한 본성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는 문장. 작가는 악의 본성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한 것 같다. 인간은 스스로 흔들리지만 많은 유혹들이 우리를 흔들어놓기도 한다. 범죄소설에서도 문장이 돋보이는 부분을 만나면 꼭 메모해둔다.






원래 내 인생이라고?


고독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문장, 한 사람의 고독이든 한 무리의 고독이든 별로 다르지 않다. 소설의 수많은 인물들,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는 사람들, 자신의 삶에 불만이 많고 결국 부러워하는 남의 삶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들의 치열한 욕망을 통해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준 소설이다. 마지막 반전 충격!!! 소설은 처음부터 흥미진진 결말이 궁금하게 만드는 끝까지 힘을 잃지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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