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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심시간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5
렉스 오글 지음, 정영임 옮김 / 다봄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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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오글 (지음)/ 다봄(펴냄)
제목 불편한 점심시간, 왜 즐거워야 할 시간이 불편한 시간이 되었을지 유추해 보았다. 우리 현실에도 있는 일일까? 복지 사각지대 혹은 급식 지원을 받으면서도 떳떳하지 못한 채로 밥을 먹어야 하는 아이들, 괴로운 점심시간이 아닌지... 몇 년 전 나라에서 발급된 급식카드를 들고 식당에서 쫓겨난 사례를 기사로 접한 적이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편의점 같은 곳에서 라면과 삼각 김밥으로 때우기도 하며 방학에는 상황이 더 안 좋다고 한다.
주인공 렉스,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살아간다. 두 살짜리 동생을 돌봐야 한다. 한창 예민한 나이에 자신이 무료급식 대상자라고 말하기가 어디 쉬울까? 나라도 못할 것 같다 ㅠㅠ
하물며 새아빠는 가정 폭력을 휘두르고 엄마의 삶도 너무 힘들어 보였다. 요리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는 샘 아저씨도 이해되지 않는다. 식당 설거지 일을 하는 엄마, 어느 날 마트에 갔다가 거지 취급을 당하는데 이 장면 정말 화가 났다. 푸드 스탬프 장수를 세는 모습, 어디 저따위 인성으로 점원 일을 하는지 이해가 ㅠㅠ 소설 속 어른들은 모두 일그러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선량한 어른은 없는 걸까? 가난은 사람의 영혼마저 병들게 하는 건가?
무료 급식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어요, 이 말을 꼭 해야 하나? 물론 소설 속 이야기라서 그렇겠지? 현실에서 아이 자존심을 이렇게 뭉개버리는 행정이 있을까 싶다 ㅠㅠ
꽁꽁 숨기고 싶은 비밀이 가난이라니 ㅠㅠ
과거에 어머니 아버지가 어렸을 적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과 달리, 요즘의 가난은 그 모습도 다르다. 상대적인 가난은 더욱 사람을 비참하게 한다.
돈만 있으면 모두가 자신을 다르게 볼 거라는 렉스.
풋볼 팀에 들어갈 수도 없다. 점심시간에는 친구들에게 무료급식 대상자인 것이 알려질까 봐 걱정하는 모습도 안타깝다. 할머니가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하는 모습도 너무 비약적으로 느껴진다. 할머니가 위로하고 하는 얘기들이 렉스에겐 너무 옛날 얘기같다.. 라떼 느낌.
나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과 정반대로 날 보살펴 주는 엄마 p 129
미국 어린이 중 약 다섯 명의 한 명꼴로 가난하게 살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미국은 누군가의 로망인 나라인데 가난한 이들이 그렇게 많다니, 그리고 소설과 무관한 이야기지만 트럼프가 다시 집권한 요즘 여러모로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 학창 시절 누구에게나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다. 나 어릴 때도 어린이들은 말했다 이 시기만 잘 견디고 넘기면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거 다할 수 있다고!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청소년기는 그냥 견디로 넘어갈 시기가 아닌 그 나름의 행복을 추구해야 할 권리가 있는 시기다. 한 개인의 삶에서 참고 견디기만 해야 하는 시기란 없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현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 모든 학생들이 어린이들이 더 행복하길 소망하며 글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