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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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문학동네 (펴냄)









전쟁사 특히 '세계대전사'를 사랑하는 이유가 뭘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세계대전사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흑백사진을 좋아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쟁의 장면을 흑백사진으로 보는 마음

그것은 헬기라도 타고 날아가서 포화속에 내버려진 어린아이들을 구해오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잘려나간 병사들의 팔다리를 이어붙여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최신 무기로 적들을 박살 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한데 때로 적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흑백사진의 뒤로 칼라의 삶을 살았던 무려 100년 전 사람들의 삶을 채색해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10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불행했던 시기는 언제일까? 개인마다 느끼는 불행지수는 물론 다를 것이다. 아마도 세계대전의 시대가 아니었을까?

비교적 짧은 시간이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동시에 죽고 다치고 가족을 잃고 추방당하고 그 난리를 겪었으니 그것은 지옥의 모습이다.






전작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평단에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주었던 작가 10년 만의 신작!!!

우리는 이제 세계대전 시대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작가가 쓴 전쟁 이야기를 읽는다. 나처럼 전쟁을 영상이나 글로 배운 이들이 쓰는 전쟁 이야기는 직접 전쟁을 겪어본 작가들의 그것도 사뭇 다르다. 뭐 AI 작가가 쓴 전쟁사도 읽는 시대에 누가 쓴들 ㅎㅎㅎㅎ







누가 사랑 때문에 남자와 결혼하는 위험을 감수해? 난 아니야 P12

사르트르, 보부아르,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토마스 만, 피카소, 달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요제프 괴벨스, 아인슈타인, 스탈린 등 숫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늙고 유명한 작가의 어린 여자와의 사랑, 동성 간의 사랑, 유부남과 어린 처녀, 결혼한 여자와 청년의 사랑, 이성 간의 사랑, 육체로만 나누는 사랑, 정신적으로 나누는 교감, 첫사랑, 짝사랑, 풋사랑 다양한 사랑이 시간 순서 무관하게 서술된다. 우리가 다 아는 예술가, 철학자, 문학인,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들의 광기 어린 사랑이다.






미쳤나 소리 저절로 나오는 사랑, 내로남불의 시대 이제 어지간히 자극적이고 파멸적인 사랑을 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면 내가 세속적인 것인가 세상에 더러운 것인가...

늙은 화가 쉑히는 말한다. 버림받은 여자가 내 그림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 그래, 너 잘났다 이 씨8넘아~~) 피카소 더 충동적이고 더 미친 사랑을 보여줘요.....


하, 사르트르의 사랑... 그놈의 빨간 속옷으로 만든 침대 협탁용 전등갓

뜬금, 남의 사랑에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결심해 본다.








: 리뷰를 읽다 보니 이 시대의 사랑에 대해 호불호가 있던데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책 속 등장인물들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주로 이 책을 싫어하시는 듯싶다. ( 일일이 등장인물 다 검색해 보고 읽었다는 리뷰어의 노고에 놀랐다 ㅋㅋㅋ)

때로 모르는 존재에 대해 사랑을 품지 않는가?

오히려 상대에 대해 다 알면 사랑할 수 있을까 싶은데 말이야....


제목을 다시 떠올려보면 증오의 시대에는 사랑도 광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미친 전쟁의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ㅠㅠ








덧 2: 이름과 책표지만 보고서 읽는 내내 여성작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남성 작가였다. 나의 편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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