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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한동일 (지음)/ 열림원 (펴냄)
나태주 시인님의 시집을 종종 읽는다. 얼마 전에는 따님이신 나민애 교수가 라디오에 출연하셨다. 책의 저자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학관에서 근무 중이신 분이다. 심리학과 국문학을 전공하신 저자의 첫 소설이라 더욱 애정을 가지고 읽었다.
여섯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제목이 시선을 끈다. 〈인간 모독〉을 읽으며, 과거의 학창 시절 불과 김영란법이 시작되기 좀 전만 해도 교실에서는 폭력이 있었다.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인 폭력도 있었기에 지금쯤 퇴직하고 연금을 받으며 손주를 학교에 보낼법한 과거의 일부 정말 소수의 폭력 교사들, 뭐 물론 당대에 폭력은 일상이기도 했다. 가정에서도 아버지 어머니가 매를 들어 훈육하는 시절이니까, 그러나 가끔 떠올려보면 인성 자체가 의문인 교사들이 있었다. 스트레스 풀이식으로 학생을 때리는 자들, 교사라고 이름 올리기도 싫은 자들. 내가 성인이 되어서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그따위가 교사를 했나 싶은 인간들이 종종 정말 간혹 있기는 했다. 그들은 퇴직금 받고 천수만수 누리면서 오늘날 진정성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의 후배 교사들의 노고 혹은 학부모들의 각종 민원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퇴직 안 하고 있었다면 아마 다 징계 대상이었을 법한 자들. 첫 단편에서 주인공은 과거에는 폭력을 당하는 학생 입장에서 현재는 교사가 되어 갑질하는 못돼먹은 학부모와 이미 어릴 대부터 싹수 노란 부유층 자제들의 민원을 상대하고 있다. 아마 우리 현실이 아닐까..... 어찌 되었거나 폭력은 악으로 순환된다. 우리 대에서 끊어야 한다.
완벽한 타살로 끝났어야 할 죽음 〈죽음을 맞이한 방〉 읽기 전에는 얼핏 보험 사기를 떠올렸다. 죽음의 값이 필요한 사람들, 그렇게라도 아들 몫으로 뭔가 남기고 싶을 사람들...
그리고 죽이러 왔다는 의문의 한 남자... 갑자기 호러물인가? 스릴러 쪽으로 바뀌는 느낌에 으스스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야 p153
아내의 외도를 경험하는 남자, 증오와 깊은 원망이 느껴졌다. 외도한 아내보다 무관심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남편이 더 이해가 안 되는 상황 ㅠㅠ 결국 부부의 일은 두 사람만 아는 것 ...
카프카의 동명 소설이 떠오르는 〈소송〉, 지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간 영민은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냄새〉
삶은 동시에 죽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비관적인가..
소설을 통해 결국 죽게 되는 혹은 죽음을 향해 스스로 달려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소설은 이렇게 사는 방식도 있구나 와 이렇게 살아서는 된다 혹은 안된다 그 사이 어디쯤에서 우리 사회를 비추고 있다. 대부분 소시민들의 모습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병적인 증상들 아픈 모습의 환영이다.
장편도 좋아하지만 잘 쓰인 단편 소설을 좋아한다. 생각해 볼거리가 많았던 그리고 가독성 좋았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