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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 연상호 기획, 최규석 만화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 2024년 12월
평점 :

류시은 외 지음/ 은행나무 (펴냄)
연상호 감독의 지옥 앤솔러지 서문부터 압도적!!
좋아하는 작가들 박서련, 조예은, 류시은, 최미래, 함윤이 앤솔러지 모음, 장편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밀도 있는 단편을 만날 때의 기쁨이란!!!
소설 『지옥』의 세계관은 어떤가? '죽음'이 있기에 인간은 삶을 두려워한다. 어쩌면 죽음이 있기에 우리는 삶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알 수 없기에 현생의 삶을 아끼고 소중히 하고 더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거 아닐까.... 어느 날 초자연적 존재로부터의 죽음 예언!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떨까? 다섯 편의 에피소드에서 각 작가만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드러나는데...
30초 뒤 지옥으로 간다라는 고지를 받은 후
다시 부활하는 삶이라면?
다섯 작품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재들이 무척 흥미롭다.
불법 촬영물 피해자, 주식 앱으로 주식을 하면서 사람 죽이는 부적을 써주는 MZ 무당의 등장, 학대받던 아이가 가짜 사자로 투전판에 내몰리는 것, 유괴와 사이비 종교 등 사회 이슈적인 다양한 소재들이 녹아있다.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조예은 작가의 〈불경한 자들의 빵〉이다. 초반 가독성도 좋았고 무엇보다 주인공 화자의 고통이 내게 바로 전해지는 느낌?
크리스마스이브에 죽게 된다는 설정 안타까웠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군중 심리. 사람들은 고지를 받은 자를 경멸하면서도 그의 한정판 빵을 먹어보려는 이중성 ㅠㅠ 그리고 특유의 유머로 지옥이라는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박서련 작가님 〈묘수〉도 압도적이다 ㅎ
에필로그 부분에 최규석 만화님 일러스트 충격적!! 소설을 더욱 긴장감 있고 밀도 있게 지지해 준다.
너 공포가 무슨 뜻인 줄 아냐?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혀끝에서 구르고 구르다가 공포가 되었다.
사람들은 잊고 살아간다. 언젠가 한번은 죽는다는 진리를...
소설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