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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의 순례자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 (펴냄)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시작으로 제10권까지 현재 국내 번역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 정세랑 소설가의 한 줄 평을 보면 "캐드펠 수사는 단연코 내가 제일 사랑하는 탐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1~5를 지난여름에 읽고 가을에 시리즈의 6권을 만났다. 이 책 리뷰를 할 때마다 웬일인지 가족이 아프거나 내가 아팠다. 고통과 함께 한 시리즈라서 개인적으로도 잊을 수 없는 시리즈 중 하나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중세의 수도원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정경이 펼쳐지는데 흑백 그림이 주는 편안함과 강렬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일러스트였다.
백성들의 삶에는 관심도 없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두 사람 사이의 권력 다툼은 여전하다...
예순두 살의 주인공 캐드펠 수사, 그의 통찰과 사려 깊은 방식은 여전했다. 스티븐 왕의 행정관이자 가신인 휴 베링어, 두 사람의 대화로 소설은 문을 열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경제권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사실 누가 왕이 되어도 상관없었다. 시리즈의 1권에 언급되었던 성녀의 유골이 다시 언급된다. 그냥 적군의 한 사람이었으나 기사의 정의로운 노력을 위해 그의 안식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수도 원장,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람에게는 그것이 적군이든 아군이든 존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투쟁과 잔혹과 탐욕으로 갈가리 찢기고 난도질당한 이 세상에도 인간적인 행복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세상은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31
위로가 되기도 하는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키아란과 매슈 두 사람은 속죄의 순례 길, 고행의 길에 오른다. 비종교인에게 이런 고통의 순례는 도무지 이해할 길 없을 그러나 신념으로 가득찬 이들에게는 필생의 과업이기도 하다. 통치자가 바뀌는 긴박한 상황, 역사적 배경에서도 위니프리드 성녀의 축일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그 준비에 바빴다. 영광스러운 축일을 앞두고 자신들의 삶 또한 바뀌고 은총받고 거듭나기를 바란 사람들의 소망 vs 축일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나아가 남의 눈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
이 영광스러운 축제를 앞두고 발생한 의문의 죽음과 그 비밀을 파헤치면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순례길......
우리 같은 사람들도 은총의 도구니까요 p73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최고의 역사추리물 걸작 휴머니티 미스터리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 소설 총 21권, 완간 30주년 기념으로 한국어판 개정판이 예쁜 새 옷을 입고 출간되었다.
전 세계 22개국 출간이며 총 21권으로 북펀딩에서 독자들은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뜨거운 성과를 거둔 책이라고 한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단순히 추리물로 끝내지 않은 이 시리즈, 남녀의 사랑과 복수, 우정과 배신 등 인간사 다양한 욕망을 승화한 작품. 삶의 비극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결국 인간들은 내부의 욕망과 갈등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