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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러스트
이종수 지음 / 아트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031/pimg_7853912274479306.jpg)
이종수 (지음)/ 아트북스 (펴냄)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깊이 공부하신 분야 전문가. 그는 옛 그림이나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책을 주로 쓰셨다. 유튜브 채널 #이종수의그림문답 을 운영 중이시다. 영상을 보기 전 남성이신 줄 알았다^^ 여러 편의 영상을 공부하는 느낌으로 보다가 그중 신윤복에 대한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근 간송미술관에서 《미인도》를 감상한 후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도화서의 화인으로써, 직업인으로써 그가 담은 그림들 정말 매력적이다.
무려 73점의 그림이 수록된 책이다. 책에는 신윤복, 김홍도, 정선을 비롯한 많은 화가들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도 있다. 조선 3대 화가는 안견, 김홍도, 장승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의 최애는 신윤복 화가, 물론 조선의 3대 화가에 속하지 않은 그가 훗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또 있을만한 풍경을 솔직하게 그려낸, 누가 봐도 알아보기 쉽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름답다, 감미롭다, 짜릿하다, 향기롭다, 항홀하다의 네 챕터로 책을 나누고 그에 걸맞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백선도팔곡병》을 그린 박기준 화가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다양한 부채들이 묘사되어 있다. 임금님의 초상화인 어진을 그렸을 만큼 실력 있는 화가, 모두 같은 부채가 아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부채였다.
또 인상에 남는 그림을 떠올려보면? 저자의 그림 소개는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선의 작품 《함흥본궁송》을 소개할 때, 상상으로 그려낸 실경이라고 표현한 점 정말 탁월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암의 《모견도》를 보면서 따뜻한 이름 하나라고 표현한 점도 눈에 띈다. 그림은 해석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다는 것을 같은 그림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했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무려 500년 이상 된 그림들을 대하며 전혀 촌스럽다거나 감각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서양화를 볼 때의 느낌과 사뭇 달랐다. 그저 편안한 느낌, 어떤 그림을 봐도 이해되는 것만 같은 느낌은 아마도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걸까?
만약 우리 집 거실에 단 하나의 작품을 걸어놓고 볼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작품을 걸어볼까? 아마도 책가도?^^ 한국화의 여백, 그 빈 공간이 주는 여유와 멋스러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눈길이 닿는 곳에서 내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런 독특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