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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종말 탈출기
김은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7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01/pimg_7853912274381554.jpg)
김은정 장편소설/ 북레시피 (펴냄)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은 소설이다. 이 무더위에 이렇게 단숨에 한 권을 읽는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책 초반에 언급되는 종말론은 SF 인가 추리물인가 그냥 소설인가 싶을 만큼 다양한 재미가 이 한 권에 담겨있다. 또한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본 어른들의 모습이 얼마나 유쾌 발랄 망칙한지 ㅋㅋㅋㅋㅋㅋ 장애 권익 잡지의 기자이자, 국방 FM 라디오 작가의 이력이 색다르게 느껴진 작가님, 이 소설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작가였는데 기대 이상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다.
우리의 주인공 최한라, 어머니와 함께 외가에 얹혀? 살고 있지만 꽤 당당하다. 아니 어쩌면 어린아이의 눈으로 아직 세상에 다 눈뜨지 못한 순수한 마음이라서 그럴까...
주인공의 외할아버지 최씨... 어떤 면에서는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다. 혼자 딸을 키우는 딸과 젠더인 아들, 죽은 아내의 늦둥이 동생인 뚜러 정,
동네 사람들로부터 콩가루 집안이라는 욕을 듣는 최씨네 가족들 ㅠㅠ 누가 누구를 욕 한단 말인가? 들여다보면 고민 없는 집안은 없다. 한 끗 차이다. 다양한 어른들의 모습이 묘사되는 만큼, 한라의 눈으로 본 친구들의 아빠도 다양하다.
어른이지만 할아버지 눈치를 보는 영민이의 아빠, 변호사이지만 요상한 발가락 양말을 신은 현준이 아빠, 아내를 무서워하는 수진이 아빠....
각 가정의 모습들을 통해 완벽한 가정은 없다는 생각이다.
한라가 아는 아빠의 모습은 없다. 돈 벌러 멀리 미국에 갔다는 얘기뿐...
목차가 왜 D-100, D-69 이렇게 좁아지는지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책에 말처럼 나 역시 지금 주위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 그들에게 흔적이 남지 않는 투명 반창고를 붙여줄 사람들이 떠오른다. 중반부까지 유쾌하게 흘러가던 이 소설 마지막이 주는 강한 여운은 오래 남을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 휴가지에서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