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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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지음)/ 비채(펴냄)













무라카미 하루키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설명이 가능하기나 한가!!

주류의 글쓰기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주류 보다 더 주류가 된 작가!!!


노벨 문학상 후보에 매번 거론되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 자신이 최고로 손꼽은 단편 소설 모음집을 읽었다. 읽는다기 보다 느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소설!! '하루키는 하나의 장르다, 하나의 신화다 등의 식상한 표현은 안 어울린다. 이것은 오직 하루키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다. 정말 의미 있지 않을까? 그 어딘가에도 없는 소설, 그 누구도 쓰지 못하는 오직 하루키 그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라니!!!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좋아하고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주인공, 그의 평온한 일상에 불쑥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다. TV 피플 그들은 마치 주인공이 없다는 듯이 그의 집에 들어와서는 마음대로 행동했다.... 독자는 의심하게 된다. 이 존재들이 실존하는 존재인지 주인공의 상상인지 의심이 되고 현실과 꿈이 뒤섞여있었다. 그러나 TV 피플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태엽 감는 새의 오카다가 떠올랐다.







이 소설에서 가노 크레타, 가노 마르타 자매를 또 만나게 될 줄은!! #태엽감는새 도둑 까치 편에서 만난 등장인물들. 그 독특하고 신비한 여자들, 이번 단편에서도 정말 독특한 설정으로 만나게 되었다. 소설에서 가노 크레타는 수없이 강간을 당한다. 선생님, 동급생, 가정교사, 외삼촌, 가스 검침원, 소방대원 등등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범하려던 경찰을 죽이는데...






하루키의 소설을 줄거리 그대로 읽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루키 소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전작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너무나 극사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모든 인물들이 기이하게 비틀어져 있는 경험을 한다. 비틀러진 성욕과 순결에 대한 묘사도 서슴지 않는 하루키 작품이다.






유부녀를 사랑하는 스무 살 남자.....

하루키 소설 #IQ84 등 전작들을 리뷰 했을 때도 느꼈지만 이런 불편함 들, 하루키는 유독 남성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 남성들은 하루키의 성애 묘사에서 어떤 섹시함을 느끼는 걸까? 이번 책에서 단편 《비행기》에서 주인공 남자는 여자가 울고 나면 섹스를 하는데, 하루키 소설에서 만나는 성애 장면에서 늘 강한 허무주의를 느낀다. 하나의 의례? 의식 같기도 하다. 매번 다른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성애 장면을 보여주는데 마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환영... 나는 문학적 아름다움이나 예술이 뭔지는 모른다. 매번 보기 좋고 고운 것만 예술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다소 불편한 것도 예술이 된다는 것을 하루키를 통해 느낀다. 하루키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달의 뒷면, 개구리울음소리, 우물은 성적 갈망이라기보다는 없는 것에 대한 소유욕이자 갈증 같아서... 누구나 가지지 못한 것 혹은 가질 수 없는 것을 동경하지 않는가!!! 이렇게 쓰고 나니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가..... 다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 중인데 역시 연장선처럼 깊은 허무감을 느낀다. 깊은 허무감에 빠진 나를 걱정하는 눈들. 그러나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다시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을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만 안다 ㅠㅠ





그런 것은 실존주의, 과학으로 중 무장된 한국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묘사하는 하루키 문학이 인기인 것도 어떤 점에서는 의외다. 이 책을 먼저 읽고 태엽 감는 새를 만나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 '사실 일상에서 나도 가끔 TV 피플들을 만난다'라고 말하면 나 돌아이되는건가ㅋㅋㅋㅋㅋ?!!!!!!!!!!!

그들은 종종 나를 찾아온다. 무방비 상태로 그들을 맞이하는데, 이제는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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