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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전략 - 소설의 기초부터 완성까지 ㅣ 오에 컬렉션 4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성혜숙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평점 :
오에 겐자부로 (지음)/ 21세기문화원(펴냄)
일본 문학의 양심으로 표현되는 오에 겐자부로!! 1935년생 작가, 잠 안 오는 밤에는 프랑스어 프랑스 시 번역하신다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쓴소리를 한 분!! 무려 1983년에 쓰인 이 책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뭘까....
빨리 보고 '감각'을 앞세우는 최근의 독자들, 책 안 읽는 시대에 긴 소설을 읽는 것은 어떤 이미인가? 모든 것이 초스피드 시대지만, 소설만큼은 느리게 느리게 읽고 싶다. 소설뿐 아니라 글쓰기를 위한 저서도 많이 출간하신 오에 겐자부로 소설가 고인이 되셨지만 더욱 그리운 분이다. 이 책은 #오에컬렉션 전 5권 중 제4권이다. 총 스물한 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 일반적인 기존 작법사와 결이 살짝 다른 점은 오에 만의 쓰기 전략으로 세워진 언어의 집 같은 느낌이다.
챕터 1에서 언급된 '낯설게 하기' 단어 자체로 낯설게 보기, 그다음은 관용구, 문장 자체가 낯설게 느껴진다. 이 부분에서 저자 경험이나 다른 소설을 인용함으로써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실험적인 느낌이었다. 오에 겐자부로 자신의 쓰는 방식을 자신의 소설로 직접 은유하면서 또한 세계문학의 수많은 작가들을 언급한다. 이 작가만큼은 꼭 읽어보고 싶다 메모한 부분도 있고 또 미처 몰랐던 사실을 많이 마주하게 되어 불편한 감정도 있었다. 일본이 필리핀 주둔 당시 독립한 사실을 역사 교과서에 쓰지 않았다고 운운하는 모 작가, 고연 그것이 일본이 공헌한 일이란 말인가? ㅠㅠ
레비스트로스 역시 수없이 회자되는 인물인데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대에 작품을 읽는다는 저자만의 독서법도 소개된다. 아!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은 방법이지만 보통 퇴근 후 늦은 밤 독서를 하다 보니 ㅠㅠ 좋아하면 한 작가의 작품을 2~3년 주기로 걸쳐서 읽는다는 방법도 무척 좋은 것 같다. 난 길어서 몇 달? 한 작가 작품 전작 읽기를 하는 편.
오에에게 소설이란?
인간에 대해 근본적이고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파악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이때 '새로운 마음'은 '새로운 깨달음'을 목적으로 한다.
앎의 즐거움에서 시작된 독서가 이어서 소설을 만들어 내는 고통으로 옮아가는 자신을 지금 발견한다는 문장 기억에 담고 싶다.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은 내게 좀 어려웠는데 이 책에서 소설 밖의 오에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물론 다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오에의 문학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도 소설을 쓰지 않는 독자에게도 두루 유용한 책이다. 이 시리즈 전권 나머지 5권도 구입해서 정독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