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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사마란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평점 :
영혼을 단장해 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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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란 장편소설/ 고블 (펴냄)
어두운 골목, 이상하리만큼 캄캄한 동네, 목이 타들어가는 듯 말랐던 주인공 화자는 미용실 안으로 들어가는데 ...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 아동 학대 가해자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학생 10대가 술 집에서 30대 남자를 만나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마침내 아이에게 폭력과 방치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에피소드, 나는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 물론 이 가해자인 아기 엄마를 변론하고 싶은 마음은 없음을 밝혀둔다 ) 왜 우리 사회는 모성애에 더 죄를 묻는가? 임신 시킨 남자들에 대해서는 암묵적인 면죄부를 쥐여준다. 아무도 이 여자아이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왜 온전한 모성애를 줄 수 없었는지 그 시스템적인 근원적인 원인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다만 한 명의 마녀가 필요할 뿐이다. 이 어린 엄마를 미친년, 마녀 만들어 죄를 묻고 비난을 퍼부으면 그걸로 국민적 관심은 끝났다. 그리고 몇 달 후 또 다른 미혼모가 아동을 방치, 학대, 사망, 유기 사건이 일어난다. 그럼 그때 또다시 여론은 이 미친년을 비난하면 되는 것인가? 계속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인데 이런 이유를 연구하기에는 일단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미혼모 임신과 출산, 그 후 영아 학대 방치를 암묵적으로 이 사회가 내버려둔다. 왜? 시간이 돈이 많이 들고 또 내 일이 아니니까! 내 새끼가 아니니까 상관없는 것이다. 작가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작가적 시선은 무엇인지?
초자연적인 일을 겪는 만화가 의명, 영물인 고양이 플루토, 꿈 제조 시설의 난쟁이, 학폭 피해자 만규, 미용사 챠밍의 이야기 누구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닌 모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저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고,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 챠밍 미용실에서 생의 마지막 단장을 하게 되는 사람들...
책 후반부에서 드러나는 챠밍 미용실 원장이 왜 죽은 사람의 머리를 해주게 되었는지 사연도 흥미롭다.
소설의 분위기가 동양적이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영혼을 꾸며주는 챠밍 미용실, 복덕방의 도깨비 소재도 흥미롭다.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공존하는 평범한 동네, 어딘가 이 골목 낯설지 않다. 이야기가 안고 있는 환상성,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