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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설계자
경민선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평점 :
경민선 장편소설/ 북다(펴냄)
비가 무섭도록 쏟아지던 밤의 사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악의 연쇄살인범이라 불렸던 완영순의 뇌를 도둑맞는다.
소설은 근미래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다루고 있다. 소설의 연쇄 살인범 완영순으로 묘사되는 인물은 어딘가 낯설지 않다. TV 속 잔혹 기사에서 종종 보는 사이코패스 그 자체였다. 임산부, 노인, 어린아이까지 가리지 않고 무려 21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인간.....
소설 속 뉴랜드는 죽은 자의 뇌에서 기억 데이터를 복사한 뒤, 자아 뉴런을 추출해서 그의 모든 기억 정보를 인공 사후세계에 영원토록 보존하는 시스템이다. 사이코패스의 죽음치고는 너무나 뻔뻔하고 호화롭다. 여론이 안 좋았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뉴랜드와 반대되는 의미의 대체 현실 지옥 서버, 그곳은 죽은 자의 뇌를 가두고 종신토록 처벌하는 곳이다. 아마 독자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이런 곳이 정말 있었으면, 그리고 조두순 같은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른 범인들을 이곳에 가두었으면 하는 마음....
지옥이 없어 악인들이 설치는 거라면 인간이 지옥을 만들면 됩니다 P11
완영순 두뇌 탈취사건....
백승철이 만든 아비치 게임즈, 범인의 가상 현실 구현한 모습, 데이터로 만든 지옥에 갇힌 완영순의 영상은 검색어 1위, 1억 뷰를 기록했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기발한 착상을 한 걸까 신기하기만 하다. 정의란 무엇인가? 과연 정의가 있기라도 한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소설....
마치 인간 세상을 대신해서 악인을 처벌하는 듯한 지역 서버 운영자 백승철, 그를 둘러싼 반전은 놀랍다. 지옥 서버 후원자 VS 지옥 서버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
천국에 사는 놈들이 지옥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징그러워서.... P121
사형제도 찬반 논란, 자살의 심각성, 가상 현실 나아가 대체 현실, 정의는 무엇이며 과연 정의란 존재하는가? 데이터를 남길 수 있다면 나의 뇌도 남기고 싶을까?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어쩌면 지금도 가능한 가상 현실을 모티브로 한 건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SF 적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수상한 작가 내가 읽은 작품은 《좀비 낭군가》였다. 어쩌면 누구나 생각할지 모르는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사후 세계에 대해 고만했었다고 한다. 전작인 《연옥 수리공》과 같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다. SF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