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3킬로미터
이요하라 신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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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하라 신 (지음)/ 비채 (펴냄)






383000km 실제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 막상 숫자로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가까웠다. 고대부터 천문학은 인간들의 관심사였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천문학에 매달렸고 나로호에 이어 누리호까지 우리들의 꿈을 우주로 쏘아 올렸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본도 우주 강국이다. 추진력은 높이고 반면 비용은 반으로 절감한 신형 로켓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달까지 3킬로미터...




소설의 주인공의 삶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황홀한 우주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죽을 결심을 한 주인공은 운명의 택시를 타게 된다.

택시 드라이버가 너무 말이 많다 싶은 느낌 ( 아... 어느 정도 간단한 대화 정도는 좋은데, 막상 이렇게 말 많은 운전사를 만나면 정말 피로할 듯 ㅋ) 그러나 운전사가 혼잣말처럼 건넨 대화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사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인생의 반려자 유미와의 관계를 돌아보기도 한다.




표제작인 소설을 읽다가, 일본인들이 역사 인식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나 사변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지나 사변이 있던 해에 태어났다'라는 문장이다. 소설에서 큰 비중 없는 년도를 나타내는 문장이기는 하다. 중일 전쟁을 일본 입장에서 지나 사변이라 부른다. 사변이라 부르면 위험성이 다소 축소되는 느낌이다. 한국전쟁도 6.25사변이라 불렸던 시절이 있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첨부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책은 역사책 리뷰가 아니기에 중략합니다 ㅎㅎㅎ



운전사가 왜 그렇게 손님에게 말을 걸었는지, 달 이야기며 장황하다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았는지 소설 끝에서 알게 된다.



표제작이자 임팩트 있는 단편이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부모,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농익지 못한 사람은 자녀의 삶에 너무 많은 고통을 주게 된다. 부모라는 이름, 너무 많이 들어서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부모만큼 무거운 이름도 없다는 것을... 깊은 울림을 주는 단편이었다.





과학 전공자가 쓰신 기존의 소설을 읽으면 일단, 어렵고 재미없고 지식 뿜뿜느낌에 다소 거리감까지 느껴지곤 했는데 이 책은 의외였다.


이 작품집은 마냥 감성적이라기보다는 묘사에 충실해서 과학적 지식에 독자가 상상할 여지는 독자의 몫으로 돌리는 기품 있는 소설이다. 기존 장르 미스터리에 익숙한 독자라면 다소 의아할 수도 있지만, 요즘에는 이렇게 경계를 허무는 소설들이 많이 보인다. 틀을 깨고,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런 작품을 좋아한다. 미스터리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요하라 신 작가는 지구과학, 지구 행성 물리학을 전공했다.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 후보, 미라이야 소설 대상, 시즈오카 서점 대상, 닛타 지로 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





총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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