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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패거리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평점 :
『우리 패거리』 50년의 간극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느껴지는 정치 풍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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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지음) / 비채 (펴냄)
책의 서문 그리고 요한 계시록이 서술된 마지막 마지막 장이 인상 깊다. 미국 제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 재임 1969년~1974년)의 실제 발언 모티브, 반공주의자로 불린 대통령을 책에서는 트리키로 부른다. 사기꾼이라는 뜻이다. 대통령에게 과잉충성하는 장관의 모습, 돼지기름을 뜻하는 라드로 서술된다. 기자들의 이름도 상징적이다.
인구 통제의 수단으로 낙태를 언급하는 대통령. 태아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 황당한 의견.... 무려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현실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이제야 한국 독자들의 손에 와닿은 데는 이유가 있다... 대통령의 연설은 충격이다!!! 기자들 질문이나 대통령 답변이나 완전 블랙코미디다 ㅋㅋㅋ 대통령 사망 이후 부통령 연설에서는 정말 이 블랙코미디의 절정인가 싶을 만큼 웃기다.
대화체로 서술되는 이 책은 초반 몰입만 잘하면 금방 읽힌다. 아니! 정치인들이 실제로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단 말인가 싶을 만큼 리얼한 이야기들.... 대통령에게 부여된 강력한 권위, 그 갑옷을 깨부수겠다는 저자의 소망은 실현되었다.
아이러니인지 이 작품이 출간된 3년 후 대통령은 실제로 탄핵안 가결되고 자진 사임하게 이른다.
책의 저자....
데뷔 후 무려 50년 동안 수많은 작품과 수상 이력, 2018년 85세로 세상을 떠나신 작가의 속 시원한 풍자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