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새소설 15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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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펴냄)












세상 무서울 게 없는? 1975년생 마흔아홉 살 여자 셋, 난주, 정은, 미경의 강릉 여행...

여자들은 자신의 쓸모를 어떻게 증명하며 사는 걸까



사는 데 의미 찾고 하는 건 이십 대 때 다 끝냈어야지 p21



세 사람들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을 떠올리기도 하고, 농활 그리고 병맥주를 추억하기도 한다. IMF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소설에서 언급되자 뭔가 더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병약한 노모와 함께 사는 미경, 친구들 중 가장 빨리 결혼하여 주부로 살아온 난주, 동갑인 남편으로 인해 큰 빚을 지게 된 정은.....





정은이 빚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에 마음이 쓰였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셋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정은이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부터 빚이 있었던 것 같다는 정은의 혼잣말이 처연하게 느껴진다. 남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그렇게 살 수 있는 걸까?


여기서 그렇게란...?

매주 좋은 데 가서 외식하고 철마다 해외로 여행을 가고, 값비싼 외제차를 타고, 집에는 일하는 사람을 따로 쓰며, 아이들 학원비 과외비 걱정 없는 여자들..... 행복은 왜 주관적이지 못하고 상대적인가 늘 해보는 고민이다.


이제 50대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현실은 요실금, 노안, 고혈압, 탈모와 우울증을 겪는 ( 근데 살짝 이해가 안 되기도 하다. 요즘 다들 젊게 관리 잘 하여서 내 주위 50대들은 40대 아름다운 외모와 삶의 열정을 보이시는데......)




희망이나 열망이라는 단어 대신 인생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고 싶었다는 세 사람.


그러고 보면 인생은 숙제 같다....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 좋은 남편 혹은 아내를 만나고 예쁜 아이들을 낳고 잘 기르고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토끼 같은 손주를 보고 그다음은 뭘까......


늘 다음에 다음에를 입에 달고 살면서 과연 다음에는 올까....




인생의 의미, 삶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다. 마음 한편 이 아리다. 내려앉는 기분이다. 소설을 덮으며 작가의 마지막 말까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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