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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알아주는 마음
김지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평점 :
김지호 에세이 / 은행나무(펴냄)
세상은 언어로 되어 있다. 언어 없이 무엇이 가능한가? 비언어적인 소통, 따뜻한 포옹도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부일 수는 없다.
남들이 언어로 세계를 구축할 때 그것이 안되는 혹은 늦은 아이들의 고충!!
코로나를 거치며 말이 늦은 아이들이 무척 많다. 이 분야에 관심이 없었던 나, 작년 우연히 전작인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를 만났고, 얼마나 울었는지!! 언어치료로 만난 아이들 중에는 건강 악화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었기에, 그 부분을 읽는데 정말 눈물을 참느라 수없이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20년간 현장에서 만나온 언어 치료사 에세이..
예전에는 장애를 가진 채로 태어나면 마치 그것이 숨길 일인 듯이 집에서 조용히 지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장애인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실제 우리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비율에 비해 일상에서 만난 확률은 무척 낮은 편. 그 이유가 뭘까? 장애인들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나 이동의 불편으로 집 안에서의 생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 입을 꼭 다물 수 없어서 침을 질질 흐리는 아이, 자폐 진단이 나온 것은 아닌데 자폐 증상이 나타나는 아이 장애인이라는 말이 주는 공포와 절망을 견디는 아이들... 그 외에 저자가 만난 많은 장애아들의 사연이 서술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
발달 장애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글에 묻어나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서진 학교를 아실까?
2020년 이 학교가 개교하기까지 이 학교에 다니게 될 수많은 장애아 어머니들이 비장애인 엄마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제발 우리 아이 학교라도 다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비는 모습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내 집 앞에 장애인 학교가 설립된다면? 아파트값 떨어질까 봐 반대할 것인가.... 건축대상을 받은 이 학교는 수많은 분들의 눈물과 간절한 바람, 노력으로 설립되어 현재 운영 중이다. 우연히 검색했는데 교가의 첫 마디에 눈물이 또 주르르 .............." 서로의 별이 되어서..........."로 시작하는 ㅠㅠ 이 아이들도 작지만 누군가의 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ㅠㅠ
저자는 장애인과 비 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은 익숙해지는 거라고 한다.
존경하는 그림책 작가 에릭 칼 선생님의 그림책에는 늘 페이지마다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처음 이 분의 작품을 접했을 때 그 모습이 생경했는데, ( 우리나라에선 실제로 장애인이 어떤 의도 없이 그림책에 임의로 나오지 않음) 지금에서야 에릭 칼 작가님의 혜안을 알 것 같다.
익숙함!! 장애인들도 산책을 하고 일상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야 아! 저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서로가 서로를 느낄 것이다.
그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발음이 정확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누구나 누릴 권리를 당연시하지 못하는 장애인들..
책은 오히려 우리 비장애인들이 읽어야 한다. 어린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정책을 만드는 분들, 정치를 하는 분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그러나 꼭 읽어야 할 그들은 약자들이 쓴 책은 결코 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