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관들에게
연마노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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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관들에게』 작가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넓은 필드 SF.......




연마노 SF 소설집/ 황금가지(펴냄)





SF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작가가 표현할 수 있는 필드가 가장 넓어서'라고 썼었다.


어젯밤 이 책 〈떠나가는 관들에게〉와 김준녕의 〈경아〉 두 권의 SF 디스토피아를 연달아 읽으며..... 감정을 극대화하려고 일부러 디스토피아를 두 권, 세 권씩 동시 병렬하는 편!!!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더 견딜 수 없다는 생각, 디스토피아가 주는 그 묵직한 고통을 이제 더 버틸 수 없겠구나 싶은 마음. 너무 비극적인 스토리라서 많이 슬펐던 것은 아니었지만, 읽는 내내 울음 포인트를 꽉 틀어 잠그느라 바짝 긴장해서인지 밤새 몸살처럼 끙끙 앓았다.






요람호 사업으로 지구에서 고칠 수 없는 병은 저 멀리 우주 어디선가 고칠 수 있는 시대,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 배경.

죽음을 앞둔 자녀, 혹은 연인이 있다면.... 과연 캡슐에 태워 우주 밖으로 보내겠는가? 소설을 읽기 전에는 살리고 싶은 마음에 보내겠다고 답을 했었고, 소설을 덮으며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떠나가는 관들에게〉



하! 제목이 얼마나 시적인지.... 제목을 발음할 때마다 목 저 안쪽, 깊은 곳에서부터 울음에 터져 나온다. 이 소설은 왜 이렇게 나를 아프게 하는가.....


〈아틀란티스의 여행자〉 수몰지구가 되어버린 고향으로 다시 찾아간 주인공. 이제 얼마 후 지구의 약 30%가 잠긴다고 한다....

다시 찾은 마을에서 우연히 신비로운 아이 진안을 만나는데...

시간에는 관성이 있고 잃은 건 되돌리기 힘들다는 말, 소설에서 나보다 훨씬 어린 주인공은 슬픔을 삼키는 법을 알려주었다... ㅠㅠ






하! 책표지의 사람 까마귀를 따라 어디로 가는 걸까? 아래에 있는 산도 온통 까맣다.

만남, 이별, 죽음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순이라니.... 인간은 모순적이기에 아름답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은 그 시사하는 바가 묵직하다. 딸을 살리고 싶은 엄마의 마음, 기후 위기, 환경 파괴, 지방 소멸 등 우리 사회 이슈적인 다양한 모습을 다루는 SF 소설집. 슬프지 않은 서사에서도 깊은 슬픔을 다루는 이런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



황금가지 온라인 연재 플랫폼 브릿 G에서 출판화하기로 최종 채택된 소설!! 만화에서 필명 마노로 〈여명기〉를 연재한 작가, 웹 소설 작가로도 활동 중인 정말 다재다능하고 기대되는 작가다.






덧: SF 특히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이유:

나는 오늘 알았다. '숨기 좋아서'였다....

SF 대우주 시대!! 그 넓은 필드 어딘가에 콕 틀어박혀 숨기가 좋은, 아무도 나를 영원히 찾지 못하도록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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