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정전
오가와 사토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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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정전』 SF의 경계를 뛰어넘는 시간의 개념을 바꾸는 소설

오가와 사토시 (지음)/ 비채 (펴냄)





〈마술사〉 〈거짓과 정전〉 등을 포함 여섯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2016년 이십 대의 나이로 문단에 등장한 작가 오가와 사토시의 단편 모음이다. 데뷔작 이후 꾸준히 놀라운 작품을 발표하며 요시카와에이지 문학 신인상 후보, 일본 SF 대상, 야마모토슈고로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이후 최근 발표한 『너의 퀴즈』로 또 한 번 세상의 주목과 관심을 받은 작가다. 이 분야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들어봤음직한, 나오키상 수상 작가다. 이것은 객관적으로 작가를 설명해 주는 글이다. SF를 너무나 사랑하는 독자로써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를 처음 만났는데 정말 기존 SF의 틀을 또 한 번 넘어서는 느낌이었다.




여섯 단편의 줄거리를 다 쓰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게 신선한 충격 작품만 소개해 본다^^





표제작인 〈거짓과 정전〉은 한 법정에서 시작되었다. 독일 청년 프리드리히 엥겔스 그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피고인 신분으로 ㅓ법정에 서게 된 걸까... 소설은 시작부터 흥미롭다.

아일랜드인을 중심으로 한 워딩컨 공장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요구를 위해 공장을 습격한다. 그 과정에서 워딩턴을 보호하려던 젊은 노동자가 사망하게 된다. 습격 주모자에게는 사형이 선고, 나머지 관련자들도 유배형이 선포되었고 이 사건에 바로 엥겔스가 가담했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 그런데 증인으로 출두한 사람의 증언이 넘 웃겨 ㅋㅋㅋ


소설은 시간 배경을 살짝 옮겨 KGB와 CIA 공작원들의 활동하던 냉전 시대로 타임슬립. 소설의 시점은 다시 2406년 '역사 전쟁'이라 불리는 첩보 전쟁으로 이동한다.




역사상의 성과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특정 인물이 없었어도 존재했을 것과 어떤 특정 인물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것, 이렇게 두 종류죠 P214

나도 이 문장에 매우 공감한다^^



과연 마르크스나 엥겔스 둘 중 한 사람이 없었더라면? 공산주의는 존재했을까? 공산주의와 대치하는 미국, 과연 자신들은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인의 의문과 고뇌를 담은 소설. SF 적인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가장 좋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페트로프가 1983년 미국과 소련의 핵 전쟁을 막은 그분 이름이겠지?





'시간'을 소재로 한 SF 〈마술사〉 〈시간의 문〉도 무척 인상적이다. '만약에' 그때 ○○○을 했더라면....... 만약에는 확률이다. 일종의 수학이다^^

마술의 리도의 시간 마술도 무척 매력적. '운명'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바꿀 수는 없을까......



SF의 재미는 지금 현실에서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들, 또한 의심할 것도 없이 자명하다고 생각되는 가치관들이 붕괴되는 듯한 감각을 맛보는 데 있다.




나는 깊이 있는 단편소설을 매우 좋아한다. 내가 좋다고 말하는 단편소설은 대개 이렇다. 각 단편이 하나의 리뷰를 써도 무방할 만큼 읽고 쓸 내용이 많을 것. 그런 기준이라면, 이 책이 바로 그 책이다!!! 한 방에 열정 팬, 덕후가 되어버린 소설!!!!!




화살은 날아가는 동안 항상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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