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최재봉 지음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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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봉 평론집/ 비채(펴냄)






이야기보다 더 긴 생명력을 가진 것이 있을까?



평론집을 몇 번 읽어보긴 했지만, 리뷰를 써보긴 처음이다. 한겨레신문 문학 담당 기자로 일하시는 저자, 무려 32년의 시간이다. 문학 담당 기자라는 직업은 어떤가? 좋아하는 책도 읽고 인터뷰도 하고 덕업 일치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우연히 며칠 전에 이 분의 문학 비평 에세이를 읽었다. 그 책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이번 평론집을 읽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먼저 큰 챕터의 제목이 주는 시의성, 소제목도 매력적이다.







문학의 위기라는 아우성 속에서 프랑스 문학 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문장을 언급한 부분 인상적이다. 작가를 작품을 낳은 아버지로 보는 낡은 관념을 파기하라. 저자를 한갓 필사자의 위치로 끌어내리며, 의미의 최종 구현자로서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주창한다. 무슨 말인지 가만 생각해 보면, 새롭기 읽기의 중요성! 독자들은 저자가 주는 텍스트 안에 갇히지 말고 그것을 새롭게 해석하라는 뜻. 그러고 보니 나의 스승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소설의 완성은 독자가 한다. 그러니 겁내지 말고 써라.'라고







원작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영화 〈일 포스티노〉의 메타포!!

우편배달부 마리오는 대시인 네루다에게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저항적 독서, 버텨 읽기, 개입주의 비평에 관해 무기력한 그저 받아들이는 독자가 아닌 능동적인 독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 각종 서평단, 서포터즈를 하면서 나의 리뷰는 대부분 책의 긍정적인 면모를 주로 언급한다. 그렇다면 나는 비판적 읽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점검해 봤다.






책에 대한 비판적인 면은 따로 메모를 해두는 편인데, 실패한 작품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이다. 온통 비문투성이의 소설이 신인상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수상자의 단 한 작품만 읽으면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작품을 읽었다. 하나같이 일상 속 대화를 그대로 전혀 거르지 않고 옮겨 쓴듯한 문장이 많이 보였다. 작가뿐 아니라, 편집자와 출판사도 문제라는 생각을 해봤다^^






책이 소개한 작품과 작가들을 어떻게 일일이 다 언급할 수 있을까! 작년 가을에 내 일부가 다 무너지는 듯한 고통으로 읽은 시집 〈에어리얼〉 그리고 서평단 모집한 적이 있는 책과 관련된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화가 폴 세잔과 소설가 에밀 졸라의 우정을 다룬 영화 언급도 기억에 남는다.







짧은 독서 경력이지만 책스타그램을 시작한 후로는

마치 그전의 나는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폰 갤러리에는 온통 책 사진뿐!! 그 시절 읽었던 책으로 추억을 떠올리는 편이다. 하!! 시집 에어리얼을 떠올리니, 꽁꽁 묶어서 마음속 깊이 파묻어버렸던 그 가을의 고통이 제 맘대로 쏟아져 나와 다시 내 가슴을 헤집는다 ㅠㅠ





앞으로의 독서는 더욱 비판적으로 무엇을 뱉고 무엇을 삼켜야 할지 그 기준을 가늠하는 독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책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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