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박정연 지음, 황지현 사진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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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글. 그림/ 한겨레(펴냄)






하! 진짜 속이 시원했다. 남초직군, 남성들의 영역이었던 분야가 의외로 많다. 아니!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영역이 어디 있었던가? 의료계도 법조계도 교육계도 군대도 남성들의 영역이었고 최근에는 남녀 불문 능력 여하에 따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오긴 왔다. 오긴 왔으되 아직 문화적인 잔재가 많이 남아있긴 하다. 이런 말 할 때 '그런 게 억울하면 군대 가라'라는 사람들 꼭 한둘은 있었다.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군대부터 가라는 식의 발언들이 이제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런 말이 오가는 이분법적인 서로 양극으로 치닫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 더 멀리 본다면 분단 현실이나 냉전 체제도 해당되겠다.





남자가 하는 일을 여자가 하면 남자들은 어디 가서 먹고 사느냐며 배척하는 유형.


얼마나 힘들었으면 여자가 이런 일을 하느냐며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유형.







책에는 너무나 멋진 언니들!!! 레미콘 차를 모는 여성 운전 노동자를 아직 현실에서는 한 번도 못 봤는데 책에서 만났다. 나는 상상하는 것을 아주 즐기는 편, 가끔 내가 포클레인을 모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ㅋㅋㅋ 면허를 따려고 검색해 본 적도 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로망이 있지 않는가? 그것을 실현하는 용기 있는 사람과 나처럼 버킷리스트로 실천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사람.









여성 화장실도 없는 일터에서 담배 연기로 꽉 찬 사무실에서, 마초적인 남성 동료들의 성희롱을 기분 나쁘지 않게 지적할 수 있는지, 차별적인 상황을 겪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일해온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분들!!!! 편견과 차별을 지나 마침내 화물연대 부산 서부지부 지부장이 된 화물 노동자 김지나 님, 충남 서산의 첫 여성 용접 노동자였던 김신혜 님, 건설 현장의 먹매김 노동자 김혜숙 님, 형틀 목수 팀의 여자 반장이 되고 싶다는 신연옥 님, 한 분 한 분의 이름이 얼마나 귀한지 기억하는 의미에서 열 분의 이름을 굳이 다 적어본다. 건설 현장에서 자재 정리를 하시는 권원영 님, 철도 차량 정비원 하현아 님, 공순이라 불렸던 이제는 베테랑 노동자 황점순 님, 남성 기술자가 정상 표본이라 느끼는 사회 분위기에서 주택 수리 기사 읽을 하시는 안형선 님, 노가다로 불리는 건설 현장의 빌더 목수 이아진 님!!






남자 동료들이 기사님 혹은 사장님으로 불릴 때 여성노동자들이 주로 듣는 호칭은?

아줌마, 아지매, 여사님, 이모, 누나 등... 남자들이 여자를 부를 때 자기 인격이 드러난다. p133


위문장에 정말 공감한다. 여성을 어떤 식으로 부르는지 호칭과 말투를 보면 그 남자의 인격을 알 수 있다는 레미콘 운전 노동자 정정숙 님의 목소리까지!!!!! 정말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다. 








이분들을 노동자가 아닌 개척자라 부르고 싶다.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왔다. 내가 늘 꿈꾸는 나라, 편한 직업, 화이트칼라, 의치한약수로 치닫는 교육, 성적으로 줄 세우는 나라가 아닌!!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 이 현장에 이 열 분 개척자들이 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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