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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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셰발, 페르 발뢰 (지음)/ 엘릭시르(펴냄)








소설을 함께 쓰던 두 사람은 실제로 연인이 되었다. 계획한 10권을 쓰던 도중 셰발이 먼저 사망했고 페르 발뢰는 나머지 작품을 완결한 이후에도 많은 청탁이 들어왔으니 애초 계획대로 더 이상 집필하지 않았다. 10권의 소설이 주는 영향력 뿐 아니라, 두 사람의 로맨스도 파격적이다.

1권 〈로재나〉2권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에 이어 드디어 3권을 만났다!!! 추리물 몰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 3권에 오자 거의 하루 만에 완독할 만큼 이제 가속도가 붙었다. 단 하룻밤에 읽어내면서도 스스로에게 놀란!!!





이 책의 서문은 후배들의 헌정글로 시작된다. 이번에는 가장 기대했던 요네스 뵈의 서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스톡홀름과 사랑에 빠졌다고 썼지만, 나는 스톡홀름으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고 싶었다고 쓰면 아이러니인가!!!






복지국가로 이름난 이 아름다운 도시공원의 한복판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성폭행 후 살해당한다. 이것이 이 도시의 진실이다. 사건을 맡은 경찰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고뇌를 한다. 많은 분들이 격찬하는 이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는 등장인물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의 형사물, 경찰 소설은 어떤가? (난 뭐 사실 이 장르에 대해 전문적인 소양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ㅋㅋ)







한 명의 영웅을 만나는 기분이다. 뛰어난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는 단 하나의 영웅과 그의 파트너. 여기서 파트너 역시 비범한 인물로 설정된다. 흔한 경찰 소설, 형사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 작품에 등장하는 경찰들은 사건의 피해자 어머니에게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하러 가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 피해자 어머니가 받은 충격을 내내 걱정하고 누가 돌봐줄 사람은 있는지 섬세하게 확인하는 장면. 어린 아동을 성폭행한 강간범을 추리하면서 경찰의 냉철한 시점이 아니라 한 아이의 아빠( 사랑하는 아내의 뱃속에 있는 태아)로 고뇌하는 모습이 왜 그리 절절하게 다가오는지....ㅠㅠ

소설을 떠나 내가 그동안 봐왔던 경찰 공무원의 이미지에서부터 살짝 벗어나 있었다. 이런 섬세한 터치는 셰발이 아니라 분명 발뢰가 쓴 부분일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 모든 일이 과거에도 똑같이 벌어졌고 미래에도 틀림없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인식 p70

( 여기서 이 모든 일은? 어린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흉악범죄를 말한다. 작가의 예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동 청소년 미성년자 강간, 성추행에 대해 결과주의 잣대로 재판하는 우리의 사법은 당장 고쳐져야 할 악법이다. 동네에서 자주 보이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초등생에게 폰을 사주고 접근하는 분명 성적인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데도 무혐의 처분되는 ㄱ같은 사례가 너무나 많다. 아동 성범죄자는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되어야 한다. 이 ㄱ쓰레기들은 갱생되지 않는 부분이다.)






3권의 구성은 독특하다. 용의자가 발코니에서 사건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또 하나의 축인 소위 퍽치기 강도 사건이 일어나는데 강도의 시점에서도 서술된다. 그리고 형사의 시점..... 독자는 세 개의 축을 종합해 보고 범인이 누구일지 찾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추리소설 읽을 때 나는 앞에서부터 읽지 않고 앞부분 읽다가 뒤로 갔다가 몇 번을 오가며 온갖 편법? 을 써서라도 탐정보다 먼저 범인을 찾으려는 이상한 승부욕을 가진 독자인데!!!! 이 소설에서는 졌다!!! 내가 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래에 쓰는 글은 좀 건방진 내용 일 수도 있다 ㅋㅋㅋ

플래그를 수없이 붙여야 할 만큼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1, 2, 3 중에 나는 3권이 가장 좋았다. 물론 3권은 호불호가 세다! 왜냐면 소재 자체가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 후 살해하는 내용이기 때문!! 읽는 내내 불편했다는 독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분 작가는 살인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이런 점은 첨단과학 시대 석사 박사 고학력으로 세팅된 책상 앞에서만 글을 쓰는 너무나 지식인인 후배 작가님들이 교과서로 세워두고 정말 배워야 할 점이다. 이걸 읽고도 뭘 배워야 하지? 응? 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불행 ㅠㅠ







이것은 단지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는 흔하디흔한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이라면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살인을 저지르는 인간의 심리와 그것을 대하는 경찰 그리고 피해자 가족들의 고뇌와 철학적인 관점에서 내려다보고 쓰인 책이다.

시대적 관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어린아이 (용의자) 심문 과정.


요즘은 부모 입회하에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미리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경찰이 아이 방에서 그냥 묻는다 ㅋㅋㅋ







그리고 1~3 내내 느낀 점은 여성에 대한 인식!! 이 역시 시대상의 관점이다. 소설에서 그려지는 여자들은 글쎄 하나의 사물 같다. 이런 부분은 아마 셰발이 썼을 것 같다 ㅋㅋㅋㅋ 뭔가 나무토막을 묘사하는 느낌? 여성은 그저 육체! 하나의 덩어리! 천하고 섹시미 관능미 이 정도로 느껴진다. 소냐 한손이라는 여경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분을 범죄 현장의 미끼로 이용해서 죽을뻔한 사건도 너무하다 싶었다.




책스타그램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추리소설을 읽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 추리물에서 만나는 여성들은 대부분, 육체적 인식에서만 접근 혹은 머리 텅 빈 여자, 가끔 똑똑한 브레인으로 묘사되어도 못생긴 캐릭터, 아니면 예쁜 애들은 주로 범죄에 이용당하거나 남자 등쳐먹는 캐릭터 .... 여자들이 이렇게 묘사된 책과 내용을 여기 다 쓰고 싶지만 그 작가들의 팬들에게 돌 맞을 것 같아서 ㅋㅋㅋ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추리물 현역 작가들이 여성을 이렇게 묘사하는 점 분명 문제적이다...... (물론 요즘은 그렇지 않은 추리물도 분명 많습니다!!!!!!)

좀 더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세상에는 추리물에 등장하지 않음직한 수만 가지의 여성 캐릭터가 있으니 얼마든지!!!!!!








노벨문학상보다 후배들의 헌정에 더 더 보람 느끼실 듯, 살아계실 때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두 작가가 이 시리즈를 집필하게 된 의도는 분명하다.

범죄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사회 고발하기 위해 쓰인 이 시리즈!!!! 서사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할 소설이다. 읽으며 내 마음에 담았던 내용, 말하고 싶은 것의 채 절반도 쓰지 못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일단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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