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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평점 :
일시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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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셰발, 페르 발뢰 (지음)/ 엘릭시르(펴냄)
두 사람이 함께 소설을 쓰는 것 자체로 아름답다. 이 시리즈의 1권 〈로재나〉를 읽을 때까지도 생각 못 했는데 2권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을 읽으며 잊고 있던 일이 하나 떠올랐다. 고1 때 나의 짝꿍은 전교 1등!! 그리고 우리 학교 방송부 PD였다. 우린 노트 한 권에 소설을 번갈아 썼다. 우리가 동시에 좋아하던 국어 샘을 주인공으로 한 약간 매우 조금 야한? 로맨스 소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사회 수업 시간에!!!!!!!
노트를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사회 샘께 뺏기고 말았다. 샘은 우리를 교무실로 부르셨고, 그 많은 샘들이 계신 앞에서 노트로 머리를 퍽퍽!!!! 심지어 주인공을 자신으로 착각하신 사회 샘은 막 화를 내며, 놀리셨는데..... ( 왜 화를 내는지 이해가 ㅋㅋㅋㅋㅋ 오해받은 우리가 화가 나야 하는데 말이지... ) 짝꿍은 서울대에 진학을 했고 나는ㅎㅎㅎ 졸업후, 학교에 찾아갔을때 샘께 그때 내가 좋아한 건 사회 샘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으나 끝까지 안 믿어주는 거였다 ㅋㅋㅋㅋㅋ 아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영향을 준 시리즈!!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의 책상 위에 이 책이 슬쩍 지나가는 장면이.....
이런 디테일은 박찬욱이 아니면 누가 할지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복지국가 스웨덴의 민낯을 드러낸 소설, 수많은 상을 탄 시리즈가 국내에 소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번역에 넘 오래 걸린 역자님이 원망스러울 만큼!! 매 서문마다 후배 작가들의 선배에게 바치는 헌정글!! 작가로서 이보다 더한 영광이 있을까? 후배 작가의 서문에 내가 눈물이 날 만큼 감동 ㅠㅠ 노벨문학상보다 후배들의 헌정에 더 더 보람 느끼실 듯, 살아계실 때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잠 못 자는 밤에 혼자 생각했다.
유능한 저널리스트 알프 맛손은 왜 사라진 걸까? 그는 어디로?
심지어 지인들에게 '머리가 잘 돌아가고 펜이 빠르다'라는 기자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는 사람이 도대체 왜?
북유럽 소설하면 떠오르는 느낌이 있는데, 더 세분화해서 스웨덴 소설을 떠올려보면 뭔가 잡는 듯한 이미지가 없다. 의외로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나라의 소설이다.
아하! 1960년대의 스톡홀름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구나 싶은!!!! 1950년대부터 스웨덴을 집권한 사민당, 당대 사회 분위기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집권한 시리즈의 2권인 이 챈 배경은 다름 아닌 헝가리!! 책에서 영감을 얻어 헝가리 역사도 한참 찾아봤다. 아! 이런 독서 너무 좋다!!!!!!
스웨덴의 밤거리를 걷는 듯 생생하다. 두 작가가 이 시리즈를 집필하게 된 의도는 분명하다.
범죄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사회 고발하기 위한 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남편 마이 셰발의 사후에 출판사로부터 이 시리즈의 후속작을 꾸준히 써줄 것을 제안받았으나, 페르 발뢰는 거절한다. 출판 계약조차 불리했다. 초기에 10권 묶어서 한 번에 진행한 거라서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된 후에도 정작 두 사람은 이 시리즈를 통해 많은 돈을 벌지 못했다는 점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이 소설을 쓰는 내내 행복했다는 점이 큰 울림을 준다.
장르 소설에 대한 나의 편견... 편견을 없애고 없앴지만 나도 모르게 남아있었던 나의 무식한 편견마저
싹 지워주었다. 이 위대한 소설이!!!
♣♣덧. 우리가 딛고 선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소설의 역할이다. ▷▷▶'소설은 내가 세상을 보는 가장 안전한 창! 그러나 나는 창을 열고 나갈 용기는 없다'라고 쓰며, 부족한 글을 닫습니다.................................
( 읽는 내내 나는 궁금했다.) 내가 지금 읽는 챕터가 셰발이 쓴 챕터일까? 아니면 발뢰가 쓴 챕터일까?^^ 역자는 아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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