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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바루의 깊은 숲과 바다로부터 ㅣ 문학인 산문선 4
메도루마 슌 지음, 박지영 옮김 / 소명출판 / 2023년 8월
평점 :
메도루마 슌 (지음)/ 소명출판(펴냄)
책은 저자가 2006년~2019년, 오키나와 헤노코 지역의 미군 기지 건설의 반대를 위해 그의 글쓰기를 정치적 글쓰기로 바꾼 이후에 쓴 글 모음이다. 읽는 데 오래 걸린 이유는 ??
책 내용이 어렵다기보다는 각 챕터마다 수많은 질문과 사유, 검색을 거듭하며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지는 독서였다. 작가가 오키나와에 대한 애정으로 군사기지 반대 운동을 실천하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무려 2006년부터 시작된 글쓰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난 일본에 별 관심이 없었고, 오키나와는 더더욱 모르는 지역이었다. 오키나와라는 지리적 장소가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처럼 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곳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독서였다.
『물방울』이라는 소설로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하였다는데 수상작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책이다. 물론 읽으신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일본 제국주의가 무너지고 조선이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난 반면, 오키나와는 전승국이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여중생이 미군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건은 이전에 읽은 에세이를 통해 알고 있었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 지배자만 달라졌을 뿐, 오키나와에는 미군 주둔기지 70%가 이곳에 집중되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는 일본군을 상대하는 위안소가 설치되었고, 일본이 패망하자 여자들은 가은 장소에서 미군을 상대해야 했다. 이전에 쓴 일본 작가의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라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그 위안소에는 조선에서 끌려온 여자도 많았다고 한다 ㅠㅠ ( 아!!! 식민지 조선 여성들의 비극은 여기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위안소 설치 이유는 이전에 읽은 책에서 언급한 부분 기억이 난다. 일본 여자들이 미군에 의해 더럽혀? 질까 봐 일본국 자체에소 자진해서 위안소를 개설했다고 알고 있다.
미군과 자위대가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환상은 어차피 본토에 사는 일본인들만을 위한 환상이라고 한다.
저자의 군국주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드러났다. 과거사 반성 없는 기본법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 어린 학도병을 언급하며 온 국민을 전쟁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일본의 제국주의를 비판한다. 담력 실험을 위해 중국인을 한 해 찌르기 운동(대검으로 눈을 뜨고 살아있는 사람을 찌르는)과 일본군의 민간인 여성 강간이 개인의 일이 아니라 정부 주도의 명령이 있었음을 언급한다. P42에 언급됩니다
또한 전쟁 당시 사망자들에 대한 일본의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하면서 전시 동원된 종군 위안부라 불리는 전시 성 노예, 원자폭탄 희생자들에 대한 아베 내각의 외면을 비판한다. 포로가 된 일본 군인들의 집단 자결에 관해서도 일본군의 강제함을 명확히 밝히라는 부분도!!
2016년 저자가 광주 〈세계 인권 도시포럼〉에 초대되었을 때는 국외로 방송된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장면을 회상하는 부분도 있었다. 일본인 작가의 책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사람 욕심인가? 우리와 관계되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오고 먼저 눈에 띄는 것을!!!
일본인 저자가 이 정도의 글을 써왔다면 일본의 극우들에게 눈의 가치가 되었을 법도 하다.
가끔 만나는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 전쟁에 반대하는 분들을 보면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아름다운 경치로 손꼽히는 곳 오키나와에 평화를!! 동일선상에 있는 곳, 지금 전쟁이 일어나는 모든 장소를 향한 작가의 애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