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헌터 - 어느 인류학자의 한국전쟁 유골 추적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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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태(지음)/ 한겨레(펴냄)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고 믿는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 ( 내 좌우명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진실을 덮어버리고 거짓을 덧 씌우고, 조작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요즘이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 진실을 쫓는 사람은 권력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궁금한 한 분이 떠올랐다. 무려 10년 전 김영수 해군 소령이 해군 납품 비리를 폭로한 것이 기억나시는지? 당시 정말 양심 있는 행동이라 생각했고 그 이후에도 이분이 종종 떠올랐다.





정작 수뇌부 (범죄자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발까지 당하고 직장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윗선에 찍혀서 좌천당하고 월급이 6개월 지연되고 갖은 고통을 겪었다. 해사 출신으로 소위 잘나가던 그가 왜 그렇게까지 감내하느냐는 pd수첩의 질문에 소령은 명문장을 남긴다. 우리 해군은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변화를 일으키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자신이 희생함으로써 그 계기가 된 것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제대하고 공익제보지원위원회에 일하고 계신다는 소식이다. 당시 해군 참모총장 정옥근은 수억 원대 횡령 비리로 징역 10년형 받았다가 추후 감형 (그럼 그렇지 범죄자에게 관대한 나라) 당시 대법원의 판결문이 가관이다!!









나는 A4-5다로 시작되는 글을 소설 같았다. 아! 한 사람의 인생은 각자만의 소설이겠지만 여기 책에서 만난 사연들은 소설 중에서도 비극이다. 죽고 죽임을 당해서 묻힌 사연들, 누구인지 밝혀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뼈들을 마주하는 저자. 뼈가 발견된 곳에는 교복 단추도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천농'당시 천안 농업 중학교 학생이었을까? 어린 학생들이 보도 연맹 당원이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근거를 들이대고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인가... 국가라는 이름의 위력 앞에 진실은 없었다.


2000년 11월 베트남전 시기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비밀문서를 세상에 최초 보도한 저자. 한겨레 21 창간 팀으로 현재 사회부 현장기자. 민간인 학살의 은폐된 현장들. 한국 전쟁의 참상, 우리들이 모르는 그 민낯을 세상에 드러낸 분.


책에 소개된 사연들은 소설처럼 소개되었다. 모두 죽은 사람들이다. 이름이 끝내 밝혀지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안타까운 죽음이다. 죽은 후에도 그 명예마저 빼앗긴 채 흙 속에 파묻혀있는 뼈의 주인.... 한국 전쟁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을 품은 채 책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진실을 끝내 밝혀진다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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