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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봄은 오는데
백영옥 지음 / 밥북 / 2024년 1월
평점 :
백영옥(지음)/ 밥북(펴냄)
역사 속에서 봄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 최근 인기였던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다시 한번 주목된 사람. 김오랑 중령과 남겨진 그의 아내 이야기다. 12. 12 군사 반란으로 남편을 잃고 무려 35년 만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이야기. 본인마저 석연치 않은 죽음으로 한 많은 세상을 등지고 말았던 분.
억울하게 남편을 잃고 난 후, 그 충격으로 실명의 위기에 빠진 분. 그러나 차츰 남편의 명예 회복과 반란 세력에 의한 심판을 준비 중이던 어느 날 실족사로 사망하고 만다. 그러나 그 죽음에는 석연치 않는 장면이 여럿이다. 책을 읽으며 더욱 가슴 아팠던 것은 단지 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비슷한 사건들을 너무 많이 봤다는 점이다. 1988년 4월에 쓴 고 백영옥 작가의 서문에 마음이 아린다.
책은 저자의 유년기 부산에서 시작된다. 현대에는 중등교육 평준화 정책이지만 당대에는 소위 명문 중학교, 명문 고가 따로 있었다. 자녀들을 명문 중고등으로 보내기 위해 초등 5, 6학년 때부터 사교육 열풍이었다고 한다. 아!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어쩜 그리 한결같을까?
연애 시절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 육사생도 시절 그리고 결론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다. 남편의 죽음을 작은 사고였다고 보고받은 심정. 그리고 진실을 가슴에 품고 눈마저 잃어야 했을 때의 그 한 맺힌 심정이 문장에서 느껴졌다....
오늘 저녁도 못 들어갈 것 같아.. 미안해 (남편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
남편 김오랑 소령의 묘....
시간이 걸릴 뿐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평소 내 좌우명이다.
그런데 그 긴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피멍이 드는 시간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직까지도 고인의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데까지 갈 길이 멀었다. 전 씨가 죽었다. 그 많은 사람들을 군홧발 아래 죽음으로 몰아간 그는 정작 천수 만수 누리다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심지어 역사를 왜곡한다. 휴~~ 역사는 반드시 그를 심판할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