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성 문화, 사색 - 인간의 본능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강영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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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지음)/ 인물과사상사(펴냄)







역사책을 두루 많이 접했다. 다양한 소재들, 각기 다른 테마를 만났지만 '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 테마라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 성을 다루는 역사물을 쓴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반려했다는 저자. 왜 하필 그런? 이야기를 쓰냐고... 역사 주제였지만 들여다보면, 성기, 매춘, 동성애 등을 다루는 이야기. 소위 언론사 다니는 기자가 기사는 안 쓰고 야설만 쓴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만큼 공론의 장에서 성을 '성역화'하는 문화가 또 있을까?


세상에 대한 비난이라고 하니까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 작가가 떠오른다.

당시 후보였던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님을 너무 좋아해서 나는 당연히 애트우드를 응원했다. 수상 이후 아니 에르노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프랑스 여성 작가들에 대해서 나 역시 평소 개인적인 소감이 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래도 책의 저자 강영훈 작가는 남성이니까 상황은 좀 나은듯싶다^^ 유명 여성 소설가가 꽤 야한 이야기를 묘사했을 때, 세상의 반응은 어떤가....


무려 스물일곱 가지 주제, 성과 탐욕 사랑에 얽힌 역사 속 에피소드들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제목부터 무척 흥미롭다. 야한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 아직 못 본 듯^^ 고대 그리스의 석상들, 성기가 매우 작게 묘사된 이유 역시 내가 집작했던 바, 원초적인 욕망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교양 있는 그리스 시민이 아니었기에... 로마에서 아름다운 여성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술자의 말을 빌리면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작은 가슴이 미덕이었다.


포르노나 매춘의 단어 유래를 찾아보면 고대 로마가 정복지 여성들을 성 노예로 팔기 위해 전시하면서 유래되었다. 정복지 여성을 강간하고 성 노예로 사고파는 것은 일리아스 등의 고전에서도 본 듯한 장면이다. 참담한 장면이다. 성 의식에 대한 문제는 과거나 지금이나 늘 화두인 것 같다. 중국 어딘가의 첨단 과학 제품 전시장에서 소녀 혹은 유아 형상의 섹스 로봇, 섹스 인형이 전시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도대체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들의 뇌가 궁금하다.


프랑스 혁명 당시 민중들이 읽었던 베스트셀러는 몽테스키외가 아니라, 야설이었다. 포르노 출간물을 통해 프랑스 왕정을 비판했다고 한다. 실제로 1790년 파리에서 압수된 음란서적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음란한 사생활, 근친상간의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체하는 방법으로 오스트리아 출신 외국인 왕비를 포르노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위대? 한 프랑스인들의 혁명? 정신!!!! 이 가히 놀랍다.






오늘날 우리 정치는 때로 마리 앙투아네트 시절 유행했다는 포르노보다 더 충격이고 막장이라서 굳이 포르노가 다시 이슈화되는 현상은 없는 듯하다. 웃픈 장면이다. 책은 위에 언급한 내용보다 더 충격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지만 다 언급할 수는 없다. 금기시한 성문화 그러나 역사의 큰 맥락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는 반증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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