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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인생 수업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15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정영훈 엮음, 정윤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메이트북스(펴냄)
세네카 그는 누구인가? 몽테뉴, 칸트, 루소, 니체 등에게 영감을 준 스토아 철학자이자 그 유명한 네로 황제의 가정교사이기도 했던 분. 무려 기원전 4년에 태어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2028년 전 사람이다. 스토아 철학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철학은 어렵고 힘든 과목이자 돈이 안되는 과목이라 치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막막하거나 살기 힘들 때 사람들은 스토아 철학의 정신을 찾는다. 아마도 외부가 아닌 내부 세계로 자신의 관심을 쏟고 집중하여 내적 역량을 키우자는 정신 때문일까? 개인이 가지는 문제, 내적 성찰 등 최근 강해지는 개인주의와도 잘 맞는 경향이 있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 인지적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종교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여백을 채워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네카가 남긴 12편의 에세이 중 대표적인 6편을 골라 한 권으로 서술한 책이다. 각 챕터의 제목부터 하나의 명문장이었다. 현대인의 고민, 갈등, 불안과 분노, 죽음에 대한 고민, 화냄과 용서, 돈과 명예 마침내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서술한다. 특히 죽음에 대한 세네카의 고찰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공감을 준다. 첨단 과학의 시대가 아닌가? 이기심 가득한 세상이다. sns를 통해 가면을 쓰고 남을 공격하고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모두들 착한 얼굴을 하고 있다. 경쟁이 경쟁을 낳고 성적 내지는 성과로 인간들을 줄 세우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세네카의 가르침이라니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우리가 누려야 할 쾌락은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한 성찰, 부와 소유에 대해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로마 전역에서 어마어마한 자산가였던 세네카의 집안, 본인 스스로 유력한 정치인이었던 그가 소유의 덧없음에 대해 주장했고 뭇사람들의 비판을 받았으며 또한 그것을 어떻게 반증해나갔는지의 과정도 흥미롭다.
그 많은 문장 중에 책을 덮고도 기억나는 문장이 있다.
나는 요즘 왜 이렇게 늘 바쁜지,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는지 의문인데
이 책은 내게 그 답을 알려주었다. 현재에만 집착하고 의존하는 사람들은 조금만 딴 생각을 하거나 딴 데 정신이 팔리면 그나마 가진 시간조차도 다 무의미하게 사라진다고. 그러니 현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도 떠올려보면서 시간을 멀리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과거를 쉽게 잊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용기를 내라는 의미로 (내 기준에 빗대요 내 맘대로 해석^^) 받아들여본다.
철학이 변한 다기보다는 철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변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철학은 그저 현실과 동떨어진 삶이라 생각되었고 현대인에게 철학이란 어떻게든 기술적인 문제의 접근, 삶의 고민들 문제를 만날 때 그것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침서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