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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현재진행형 - 스튜디오부터 크라우드소싱까지 예술가와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들
글렌 애덤슨.줄리아 브라이언-윌슨 지음, 이정연 옮김 / 시공아트 / 2023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203/pimg_7853912274177267.jpg)
글렌 애덤슨· 줄리아 브라이언 윌슨 (지음)/ 시공사(펴냄)
볼거리가 정말 많은 책이었다. 일부 작품은 꽤 강렬한 이미지로 오래 기억에 남았다. 특히 장환의 《12제곱미터》라는 작품은 내게 너무 큰 충격을 주었다. 아! 이런 것도 예술이 될 수 있구나!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 '미'의 기준은 주관적이어서 같은 작품을 보고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자극을 받을 것이다. 장환의 작품이 더 궁금해서 책 외에 검색을 해보았다. 자신의 몸을 동여매고, 몸에 생선기름과 꿀을 섞은 냄새 나는 액체를 바르고 파리가 날아와도 꿋꿋이 앉아있는 엄숙한 모습에서 비장미가 흘러내린다. 《이민자의 외로움》이라는 작품도 충격적이다. 그러나 두 작품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강렬하고 생생하게 관객에게 전해진다.
작업에 사용되는 수많은 도구, 우리 평범한 독자들의 생각에는 붓이나 물감, 종이 혹은 형태가 있는 수많은 도구들이 작업에 사용될 수 있는데 예술가들에게 때로 그들의 몸 자체가 도구가 되기도 한다. 페미니즘 예술가들이 자신의 몸으로 표현한 장면들, 남성 아티스트들 또한 자신의 몸을 가감 없이 노출하면서 예술을 표현했다. 예술인가? 외설인가의 경계도 모호하다. 쌓아놓은 지폐나 골드 바가 예술이 되기도 한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 책에 소개되는 예술가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주제에는 사회적인 어젠다를 포함한 것도 많았다. 이민자의 문제라든가, 여성, 소수자, 장애인의 권익 문제들, 환경에 대한 엄중한 경고, 민주주의의 가치, 표현의 자유, 전쟁과 폭력에 대한 반대, 대량생산에 대한 비판 등 다 적기도 힘들 만큼 많은 주제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현대미술은 너무 어렵다. 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을 만날 때 도슨트 선생님의 해설 없이는 이해 불가능한 작품들이 많다. 미술을 이해한다는 표현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어지간한 은유가 다 실현된 시대, 이제 강렬한 작품을 위해서는 어쩌면 난해한 은유법을 쓰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 AI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요즘, 이 책 《예술, 현재진행형》이 시사하는 바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