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 김유정 단편전집 - 노다지, 산골 나그네, 동백꽃, 따라지, 땡볕 외 25편 한국문학을 권하다 9
김유정 지음, 이명랑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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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단편 전집/ 애플북스(펴냄)




학창 시절 수능 문학 지문으로 생각했던 김유정 작가의 작품을 성인이 되어 제대로 처음 읽어본다. 《봄봄》《동백꽃》으로 연애의 기본을 배웠다는 소설가 이명랑. 팬으로서의 이명랑이 선배 작가 김유정에게 전하는 편지로 책은 시작된다.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이 책을 소개하는 좋은 접근법이 될 것 같다.



이미 소설가 김유정에 대해 많은 분들이 언급해놓으셨다. 그러나 조금 섭섭한 것은 수능 문학 지문으로써의 접근법이다. 언어영역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지문이 아니라 100년 전 우리들의 모습이라는 것, 인간 김유정의 삶이 녹아있고 맞닿아있는 부분에 대해 좀 깊이 있게 파고드는 분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



농촌의 현실을 잘 그려낸 작품, 도시 빈민층의 삶을 녹여낸 작품, 그리고 작가 본인이 짝사랑했던 여성 박록주 그리고 김유정의 형에 대한 묘사가 드러나는 작품 등 작가의 삶과 당대 현실이 너무나 잘 드러난 작품들이 실감 나게 다가왔다. 전에는 생각 없이 읽었던 작품들이 천재 소설가 김유정이 피 섞인 침을 뱉어가며 쓰는 소설이란 생각을 하면 더욱 숙연해진다.



동시대를 살다간 시인 이상이 동반자살을 제안했을 때 거절했다가, 결국 김유정이 병으로 먼저 사망하고 불과 한 이십여 일 후 이상도 사망한다. 채 서른이 되지 않은 두 천재의 죽음 앞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시대가 아쉬울 뿐이다.



위대한 한국문학사, 깊은 족적을 남긴 김유정을 만나다니 올해는 이 한 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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