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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천재 - 루소부터 히틀러까지 문제적 열정의 내면 풍경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4년 1월
평점 :
고명섭 (지음)/ 교양인(펴냄)
아! 이 책을 한 피드에 어떻게 담아내지 내내 고민했다. 2024 올 상반기 책으로 이 책 《광기와 천재》 그리고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 이렇게만 읽어도 충분하고도 넘친다!!! 앞으로 2024년 상반기가 5개월이나 남았지만, 이 책이 나의 베스트라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장 자크 루소, 미셸 푸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프란츠 카프카, 여기까지 언급하는데도 벌써 숨이 차다. 그리고 또 나쓰메 소세키, 조제프 푸셰, 세르게이 네차예프, 아돌프 히틀러까지 세계사, 문화사를 뒤흔든 인물 여덟 명의 천재성 그리고 광기라는 이름의 그림자!!! 평소 광기라는 단어에 대해 그다지 편견을 갖고 있진 않았다.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인물 중에 광기를 품은 존재들이 많았다. 물론 수백만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로 끌고 간 히틀러는 제외다. 이전에 아돌프 히틀러 평전 (결정판 세트 2권에 총 3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읽은 적이 있다. 히틀러에 대해서만 적어도 이 피드는 차고 넘친다. 오늘의 주인공은 히틀러가 아니다.
저자 서문에 들어가기도 전 머리말에서부터 이 분은 내가 강한 어젠다를 던진다. 아이히만에 관한 언급이었다. 한나 아렌트의 ( 한길사 정치사상사 세트 2000페이지 분량을 읽도고 의문이었던 ) 악의 평범성이라는 단어로 도저히 메꿀 수 없는 인간성 상실, 광기, 무모함, 생각 없음, 그 아이러니와 그로테스크한 모순에 대해 나는 늘 채울 수 없는 갈증이 일었는데 저자의 책 머리말부터 나를 덮쳐온다. 너무 강한 펀치라 펼치자마자, 발 담그기도 전에 마구 허우적대는 나였다.
아! 누구를 먼저 언급할까? 위에 언급된 분들의 작품 중에 푸코나 비트겐슈타인, 카프카, 소세키...... 평소 좋아하는 분들의 작품인데 그중 누구를 먼저?!!!!! 쓰면서도 결정 내리지 못한다. 자신이 낳은 아이 다섯 명을 보육원에 처넣고 《에밀》이라니!! 자신의 출생 자체가 자신의 첫 불행이었다는 루소!!! 중학교 3학년 때, 우리 동네에는 곧 폐점을 앞둔 동네 서점이 있었다. 책을 사지도 않으면서 매일 서점에 놀러 가는 마음으로 드나들었던 나는 그날 서점 밖에 펼쳐진 가판대?에서 두 권을 책을 구입한다. 한 권은 루소의 에밀, 한 권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었다. 당시 나는 그들이 누군지도 몰랐고 꿈해몽 책인 줄 알고 샀던 꿈의 해석이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 그 책 두 권을 대학 때까지 갖고 있었고 이후 전공 교양으로 교육학이 필수였는데, 그때도 읽은 척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위대한 서양의 정신이 섞어빠졌음을 세상에 알리고 종교의 위선을 통째로 뿌리뽑아 뒤흔든 미셸 푸코나 니체 같은 자들이 어찌 미치지 않고 그 시대를 견딜 수 있었을까! 정상인의 세계에서 격리되고 수용되어 마땅한 '광인'은 바고 그 자신이었다. 그의 광기는 '비정상'의 또 다른 이름인 '동성애'를 동반한 것이어서 더욱 집요하고 혹독했다.
우리 정상인 간?의 눈에는 동성애, 소수자, 장애인, 결혼 이민자, 외국인 불법 노동자가 정상의 반대 측에 서있지 않은가!!! 그들이 세상을 감옥으로 느끼는 한, 세상에 평등은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에 치욕을 느끼는 사람들, 그들은 광인이 되었다. 감히 누가 누구를 평가하고 재단할 수 있을까마는 역사는 먼 훗날에서야 그들을 '정상'이라고 평가했다. 웃기는 일이다.
푸코 이후로도 아직 많아 남았다. 아니, 아직 정식 리뷰를 시작도 못한 상태.... 비트겐슈타인 꼭 언급하고 싶은 분인데 다음 리뷰를 기약하며.....
한줄: 인간 내면에 대해 던진 수많은 수수께끼들 그 아찔하고 아득함을 잠시 맛보았던 독서였다.
덧. 나는 요즘 '정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가장 두렵다. 굳이 네이버 사전 검색해 봤으나, 정상 vs 비정상에 대해 끝내 가르쳐 주지 않았다...
덧 2. 나는 도시와 외곽지의 경계에서 다문화 학생이 상당히 많은 곳에 일하는데, 이 아이들에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단어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단어는 바로!! '다문화 학생'이라는 단어였다.
오늘 리뷰를 마치며, 채 닫히지 않는 문을 억지로 닫는 기분이다.
이 책 제목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전기 작품 《천재와 광가》에서 따왔다고 한다. 광기는 천재의 어두운 그림자라고!!!
크~~~ 이 미친 책!!!!!
저자가 쓴 책은 《하이데거 극장: 존재의 비밀과 진리의 심연》 전 2권, 《니체 극장: 영원회귀와 권력의지의 드라마 》외 철학과 인문학의 최전선에 있는 담론 가득한 사회 이슈적인 책을 집필하셨고 그중 내게는 존경하는 이희호 여사님 평전이 가장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