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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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름 배명은 모래 외 지음/ 들녘(펴냄)










옛이야기의 결말은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대요"

신데렐라도 백설공주도 미녀와 야수도 그러했다.





여섯 명의 소설가 필진, 저마다의 독특한 이력을 겸비하신 분들이다. 백설공주 원작 소설을 변주한 《미혼모 백설의 기고》를 가장 먼저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역시나 또 작가 (소설에서 주인공이 작가일 때 살짝 흥미가 떨어지는 느낌은 있다). 솔직히 이제 작가 이야기는 에세이에서 만나고 싶지 소설에서는 그만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무튼 백선희라는 인물은 주한 미군 아버지의 딸, 아니 사생아다. 아버지는 유부남이었고 임기가 끝나자 미군들이 하듯이 떠나버렸고 돌아오지 않았다. 한 부모 가정 멸시와 혼혈아 차별을 온몸으로 겪은 주인공의 이야기다. 한 번도 외국인으로 산 적이 없었으나,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 나라의 말을 한 마디도 못하지만 평생 이방인이었던 여자. 그런 여자들이 실제 우리 한국에는 너무 많았다... 유명 가수 어느 분도 그렇고, 유명인을 떠나 실제 있음 직한 이야기...




소설은 3대째 미혼모를 다룬다. 소설의 결말은 너무나 태연하게 죽음을 말했다. 담담한 문체라 더 슬펐다. 우리 사회 이방인의 죽음은 그냥 ㄱ죽음이 아닌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엄지 공주 각색한 작품이 두 편이었다. 몽골 유목민을 배경으로 한 엄지 공주 각색한 작품, 수동적인 엄지 공주가 아니었다!! 결혼으로 공주의 지위를 강건하게 하는 그런 서사는 이제 없다. 우주 시대 배경으로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나 소수자, 인종으로 대비되는 차별과 희생이 강요되는 사회, 미래 사회에서도 없어지지 않는 악습이란 말인가. 알라딘과 요술램프를 각색한 작품에는 김치와 관련된 표현들이 재미있었고 신데렐라 재해석한 작품도 흥미로웠다. 단편 소설의 작가들의 앤솔러지, 새롭게 해석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그 무엇보다 SF, 호러, 코믹, 판타지, 젠더 등 다양성이 돋보이는 앤솔러지다.




남자 혹은 여자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문법, 혹은 인종, 소수자, 장애, 계급으로 나뉘는 양극단의 칼이 언젠가 당신 자신을 겨누게 되기라는 것을!!!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말은 없다! 다만, 남자든 여자든 행복은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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