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 농장의 겨울 요리법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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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귀 옮김/ 시공사(펴냄)











시인의 시집을 소장 중인데 그중 가장 얇은 시집이다. 열여섯 편 정도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본인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고 하셨는데, 노벨 문학상 이후 쓰신 시집이다. 그래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상을 받은 이후 한 글자고 쓰지 못하겠더라는 글을 종종 보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그럴 것 같다. 국내 문학상도 아닌 전 세계의 문학인 그중 한 명에서 주는 상이니 그 무게감이 오죽할까?!!!!!!! 그런 시인이 그 무거운 상을 수상하신 이후 처음 쓰신 시들을 모아 만든 시집.

비교적 최근에 쓰신 시들, 시인의 원숙미 그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위로하려고 하지만 말이 곧 해답이 아니라는 번역.



세상이 지나간다.

모든 세상들, 마지막보다 더 아름다운 각각의 세상 p10



비교적 노년의 시라 그런지 죽음에 대한 시도 보인다. 꽤 길었다. 죽음을 소재로 다룬 시에 관심이 많은데 이 시집에서 발견하다니!! 하나의 일대기 같은 느낌이다. 모든 것이 변하고 돌고 돌아오는 삶의 순환이 대화체처럼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다. 나의 주관적 감상, 사실 시를 모른다. 전문 평론가처럼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해하기보다는 느끼려고 소리 내어 읽어도 본다......



여동생, 마을 사람들, 노년의 풍경, 아이들 이야기도 나오고 병에 거리고 투병하는 마음,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이제 자신을 아기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살아있지 않다는 문장. 어쩌면 시인은 죽음을 준비했던 걸까? 퓰리처상, 전미 도서상, 뉴잉글랜드산, 노벨문학상까지 문학인으로서 할 수 있는 영예를 다 가지고도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시를 썼던 분, 읽는 내내 시인이 그립다... 한번 마주한 적도 없는 사람, 대륙을 건너 바다를 건너 멀리 저 멀리 살았던 한 분의 시인을 떠올린다.



시인의 시집을 처음 만나던 해에 나는 시인이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고시가 되어버린 시집, 돌아가시기 3일 전까지도 번역을 위해 역자와 대화를 나누셨다는 문장에 마음이 아린다. 이 시집 전집은 루이즈 글릭 하나의 연대기이자 1940년생 미국인들의 삶, 그리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이자 문학인의 기록물이다. 이것으로 루이즈 글릭 시집 리뷰를 모두 마시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삶과 죽음에서 우리가 단 한 사람이라도 고인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죽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시인을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시인은 언제나 살아계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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