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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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인플루엔셜(펴냄)








아! 내 최애 색 빨강 표지에 스콧 피츠 제럴드의 후기 작품, 게다가 엮고 해설하신 분이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다!! 어찌 읽지 않고 견디겠는가!!!!

어느 작가의 오후라는 제목이 너무 아름답다..... 작가, 얼마나 다정한 말인가.... 작가.......





일본인 독자들은 하루키가 직접 번역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부럽다. 우리나라 번역은 서창렬 교수님이 피츠 제럴드 작품을 번역, 하루키 문장은 일본어 전문 번역자인 민경욱 작가님이 하셨다.





나는 일어를 전혀 못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학교 때는 심한 삐딱이였던 나!! 도대체 무슨 결심인지 일어는 절대 배우지 않겠다는 희한한 결심을 했고 그 신념? 을 지켰다. 나의 중학교는 전교조 교사들이 강세였다 ㅋ 국어 수업 시간에 여 교감은 창문 너머로 선생님이 어떤 수업을 하는지 체크했다. 그때 나의 삐딱함이 형성되었을까? 감히 나의 존경하는 선생님 수업을 창문 너머로 감시하는 여 교감에 대한 강한 반감!!! 지금의 내 신념은 거의 중학교 때 완성되었고,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신 선생님이다. 물론 내가 성인이 되어 책을 읽고 세상을 마주하면서는 그분들의 신념에 100% 동의할 수는 없다. 지금은 오히려 일본어든 일본 문화든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더 잘 사는 게 최고의 복수라는 생각....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을 대하면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하루키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고 반면 피츠 제럴드 작품에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었다. 책 읽기 전 평소 피츠 제럴드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 유명한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피부로 와닿지 않고, 다만 당대 미국인이라면 그를 사랑했겠다 싶은 생각 정도 하고 있었다.





피츠 제럴드 하면 대작가 헤밍웨이와의 우정도 떠오른다. 거의 무명이자 신인이었던 헤밍웨이를 문단에 소개하고 여러 작품에 출간 어드바이스 해 준 피츠제럴드의 면모. 그 후 그들의 관계와 루머까지도..... 아! 작가들의 브로맨스!!





피츠 제럴드 인생 말년 작품을 하루키가 그토록 좋아하고 또 직접 찾아서 소개까지 하고 싶은 이유는 뭘까? 하루키가 피츠 제럴드를 좋아하는 ㄱ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의 작품이 피르 제럴드를 전혀 닮아있지도 않은데 말이야... 그것은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동일한 갈망? 1940년 대생이 신 하루키 역시 한 시대를 대표하는 현역 작가....





소설도 좋았지만, 나는 피츠제럴드 에세이 중 하루키가 가장 좋아한다는 《나의 잃어버린 도시》가 가장 인상 깊다. 1920년대의 영광과 빛은 왜 그리 빨리 사그라들었을까? 1932년 집필된 에세이는 미국의 깊은 불황을 그리고 아내 젤다의 신경쇠약, 한물간 작가라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재료로 쓴 글이다. 작가들이 자신의 가장 힘든 순간을 견디고 쓴 작품은 펜으로 쓴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으로 쓴 글이라 생각한다.





'신기루'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신기루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이지만, 그조차도 꿈꾸지 않고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후기의 피츠제럴드가 여덟 편의 소설과 다섯 에세이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영광에 대한 애틋함, 향수....


사람은 누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한 시점이 있다. 누구에게는 유년 시절, 누구에게는 인생의 전성기.... 그런 시대를 그리워하는 소설가 피츠 제럴드가 아닌, 인간 피츠제럴드의 성품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나는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의 에세이를 더 많이 구입한 것 같다. 평소 하루키와 좀 다른 과거에 대한 애틋함,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읽는 내내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단 한 사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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