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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 1 ㅣ 베어타운 3부작 3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평점 :
프레드릭 배크만(지음)/ 다산책방(펴냄)
이 시대의 디킨스라 불리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간 《위너》를 만났다. 하키를 사랑하는 두 마을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사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하키에 대한 자긍심과 지역이기주의가 한데 뭉쳐지자 사람들은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마녀사냥했다..... 흔히 보는 모습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거물? 급 대작가를 옹호하는 사람들,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자의 가슴은 멍들 때로 멍들고 상처투성이였지만 괴물 시인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슬금슬금 다시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소설은 첫 장 중반의 문장에서
그래도 우리는 바랐다. 얼마나 열심히 바랐는지 모른다. 순진한 꿈의 사랑의 마지막 방어선이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끔찍한 비극은 닥치지 안흘거라오 우리 편은 운명을 피하는 데 성공할 거라고 항상 어찌어찌 자기 자신을 설득한다. 그들을 위해 영생을 꿈꾸고 초능력을 소망하며 타임머신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는 바란다. 얼마나 열심히 바라는지 모른다.
마야는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선진 유럽은 좀 다를 줄 알았으나 매한가지였다. 법은 그 만든 이들이 남자 이기게 남자들의 편이다. 법은 여성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심지어 꽃뱀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기도 한다.....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서, 혹은 복수가 두려워서, 혹은 피해자임에도 성폭행 사거에는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덧씌우는 잔혹한 전례들 결국 피해자가 삶의 터전을 떠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소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고통을 보다듬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 소설은 그들에게 바치는 위로이자 연대와 공감의 언어다.......
북유럽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눈 내리는 마을, 하키 선수들, 두 마을의 갈등 등 소설은 많은 볼거리와 토론 소재를 제공해 준다.....
아....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마을로 다시 돌아온 마야의 삶이 가장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