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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요리사 - 다섯 대통령을 모신 20년 4개월의 기록
천상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평점 :
천상현(지음)/ 쌤앤파커스(펴냄)
천상현 요리사님 그는 다섯 대통령을 모신 최연소 요리사이자 최장수 요리사다. 그 외에도 많은 타이틀, 화려한 경력이 있지만 그중 나는 저자의 어린 시절이 눈에 띈다. 축구 선수가 꿈이었으나 경제적인 효율성을 강조하는 아버지 탓? 덕분?에 축구 선수의 꿈은 좌절되었다. 토목공학과에 합격했으나 적성이 맞는지 의문이었다. 이후 보험 영업, 백수 생활을 거쳐 마침내 신라호텔 중식당에 들어간다.
어떤 면에서 그의 삶은 드라마틱 하다. 운명이란 것이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오랜 경력을 쌓은 사람만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는 줄 알았다. 나의 편견을 깨주는 대목이었다. 전공 무관하지만 실력이 있다면 청와대 입성도 가능하다는 것은 희망이라 생각한다.
국민에게 해를 끼친 정치적인 잘잘못을 떠나 자신이 삼시 세끼를 모시던 대통령들에 대해 가지는 애특한 마음이 글에서 진슴 묻어났다. 책에 언급된 대통령 중에는 인정하기 싫은 대통령도 있지만, 읽는 이도 저자의 애틋함과 직업적 책임감을 마주하니 공감기 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가족 없이 홀로 청와대에 입성한 박 대통령에 대한 마음과 배려는 한 인간에 대한 예의와 연민, 직업의식 등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대목이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대식가였는지도 처음 알았다. 우리의 정치는 늘 시끄럽다. 보수와 진보가 그 본연의 본질조차 잊은 채로 마구 헐뜯고 싸우는 꼴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떠나 저자의 글이 왜 그리 애틋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을까? 이분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 이유는 바로 한 인간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고 다룬 장인이기 때문이다, 장인 정신!!!
정치 얘기 배제하고 쓰기 참 쉽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청와대 수석 요리사라는 자리를 물러났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겠는가? 그런 관심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꾹꾹 눌러쓴 글에 존경심마저 들었다. 정치 얘긴 아니지만, 내 대통령님 관련 사진을 이 책에서 다시 펼쳤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슬픔이 올라왔다.... 권양숙 여사님과 손녀 청와대에서 행복했던 사진을 보니 목이 멘다....
다섯 분의 대통령이 한 분과도 같았다는 저자의 문장. 음식 이야기라서 편안하다. 음식 레시피도 사진과 함께 언급되어 있다^^
지극히 공적인 공간 청와대의 사적인 일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