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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론 ㅣ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3년 12월
평점 :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지음/ 창해(펴냄)
간신이라는 주제는 너무 매력적이다. 김강우 배우 주연의 영화 《간신》이 떠오른다. 영화세어 우리는 최악의 군주와 제 뱃속만 채우는 교활한 신하가 만났을 때 세상은 어찌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았다. 간신이 없던 시대가 있었던가? 연산군에게는 임사홍이라는 간신이, 최근에는 최순실이 떠오르는 것은 억지인가?ㅎㅎㅎ 시대가 간신을 만드는가? 간신이 시대를 망치는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사안이다.
사마천의 《사기》 권위자, 지난 25년 동안 중국을 연구하고 중국 현장을 150차례나 탐방한 전문가다. 간신은 하나의 심각한 역사 현상, 간신 현상이라 부른다. 병적인 신드롬의 심각성. 떼거리를 지어 온갖 해악을 끼치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간신은 하나의 역사 현상이 자 사회현상이다.
나라 흥하는 데는 열 충신으로도 모자라지만 나라 망치는 데는 간신 하나면 충분하다 p11
중국사 연구에서 간신 현상을 들여다본 저자, 심지어 대물림되기도 했다. 저자의 역사인식에서 배울 점이 있었는데 역사를 기록의 산물로 보지 않고 나아가 다수와 집단의 기억,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변형되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문득 이태원 참사가 떠오른다. 좀 더 과거로 가면 제주 4.3 항쟁이나 5.18 민주화 운동이라든지, 집단 기억이 가지는 힘은 위대하다는 생각이다.
'간신'이라는 한자 자체에 비굴함, 교활함, 속임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책 초반에 간신의 종류를 분류하고 간신의 특성 및 실제 사례를 중국사에서 실제 사례를 찾아 서술해놓았다. 천하에 위험한 세 가지는 무엇인가? 덕이 적은데도 총애를 받는 것, 재주가 적은데도 지위가 높은 것, 큰 공이 없는데도 후한 녹을 받는 것이라는 문장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현명한 사람은 선으로 살피고, 아첨꾼은 악으로 관찰한다는 문장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가르침이 되는 문장이다. 나라의 녹을 먹는 자 오늘날 관점에서 공직에 있는 분들. 그들에게는 좀 더 높은 가치관이 요구된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력, 고능력자들이다. 공직뿐 아니라 모든 직종이 전반적으로 학력상승,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신 1등급 수능 만점에 가까운 공부만 한 학생들의 인성을 시험으로 변별할 수 있는지, 각 시대마다 의문이었다.
위대한 학자들의 문장, 고전의 문장을 언급하다 보니 간신 소재로 한 언급이었지만 도움 되는 구절이 많았다. 《장자》 《순자》등을 책으로 만나면 정말 읽기 어렵지만 이렇게 수록 문장으로 만나는 재미는 색다르다. 눈에 들어오지 않던 고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기분^^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펼쳤을 때 일화 중심이라 가독성이 좋았다. 일반인 독자들뿐 아니라 소위 지도층이라는 자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더 이상 간신이 하나의 현상으로 역사 현상이 아닌, 지나간 이야기 소멸된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