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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스위치 - 최신 과학으로 읽는 후성유전의 신비
장연규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연규(지음)/ 히포크라테스(펴냄)
타고난 유전자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유전자에 새겨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과학에 대해 1도 모르는 독자가 봐도 참 신비로운 관점이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후성유전학... 내겐 리센코의 망령이 떠오르는 학문.......
(나는 생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교수님들의 강의, 논문, 유튭, 다수의 유전자 관련 책을 참고했다. 이번에야말로 이 분야에 좀 더 가까워질 계기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즐거웠다.)
후생유전학의 기본적인 원리. 우리 몸에 같은 유전자도 환경이나 경험에 따라 형질이 바뀔 수 있다는 후생 유전학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강의를 중심으로 이 책을 서술했다. 효모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발현의 후성유전학적 조절을 연구하는 분야 전문가이자 권위자이다. 후성유전학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일반인 독자들에게 과연 책은 어떤 방식으로 유전학의 세계를 펼쳐 보여줄 것인가?
후성유전이란 무엇인가? ( Epi+ Genetics= '추가된'+ '유전'의 의미) 이 단어는 1942년 콘래드 워딩턴에 의해 처음 언급된 이래 꾸준히 연구되어 온 학문이다.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DNA는 우리의 운명이라는 등식을 깨주는 미스터리들, 그리고 후반부에서 최근 연구되는 새로운 질환의 원인에 대해 앞으로 유전학이 나아갈 방향까지 언급한다.
기린, 용불용설 라마르크에서 시작된 유전 연구는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하면서 반대되는 개념으로만 언급되어 왔다. 종교학자 멘델의 증명을 통해 그러나 한동안 덮여있다가, 마침내 1950년대에 와서야 증명되고 세상에 널리 인정받은 것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의학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유전자 스위치'라는 단어도 자주 등장한다. 음식이나 생활습관이 과연 유전자를 바꿀 수 있을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유전자의 구조 자체는 결코 바뀔 수 없다. 그러나 유전자의 발현이라 불리는 기능적인 측면에는 좋은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 진화론이 다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정의해 줄 후성 유전학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내 몸에 좋은 스위치를 켜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억제하면 암으로부터 좀 멀어질 수 있다는 의미. 암을 완전히 정복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좋은 스위치를 켤 수 있는 음식들을 찾는 중이다. 이 책에서도 후성 유전학을 통한 암 치료에 대한 언급이 있다.
코로나 이후 많은 분들이 의학 정보에 관심이 생긴 반면, 잘못된 정보들이 많은 요즘 이런 전문 서적을 추천합니다. 책을 덮으며 갑자기 멘델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의 시대는 반드시 온다"라는!! 그렇다. 과학은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