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의 몸 - 몸을 통해 탐색한 중세의 삶과 죽음, 예술
잭 하트넬 지음, 장성주 옮김 / 시공아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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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하트넬(지음)/ 시공사(펴냄)









정말 흥미로운 주제, 화려한 도판,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중세는 정말 어둠의 시대이기만 했을까? 서양의 역사에서 중세 하면 암흑기, 암흑기 하면 중세를 떠올리게 된다. 중세의 이미지는 정체된 시기, 발전 없던 시대, 마녀사냥, 문화적 암흑시대, 기독교적 세계관, 십자군 전쟁 등이 떠오른다. 한 시대를 암흑기로 만들고 싶어 하는 심리에는 무엇이 깔려있을까? 고려의 이미지를 깎아내려서 조선의 필연성을 강조했던 일본의 사학자들, 식민지 조선을 무능하게 만드는데 한몫했던 일본에서 배워온 일본 중심 세계관의 사학자들... 역사는 되풀이된다. 중세를 깎아내리려는 자들도 비슷한 심리 아니었을까 싶다.






중세가 단지 암흑기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음을 책은 인간의 인체를 통해 서술한다. 저자는 중세의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해 10여 년간 이 분야 연구에 몸담으신 분이다. 그 많은 주제 중에 인체라니 더욱 흥미롭다. 르네상스와 근대 사이에 끼인 중세가 인체를 통해 다시 주목되다니!!!! 아이러니다^^






책은 2003년 파리의 한 골동품 판매상이 거래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100년 전으로 우리 독자를 데려가고, 마치 타임캡슐을 열듯 펼친 책!!!!


















우리의 고정관념과 크게 달랐던 점은 중세 시대의 사람들의 신장이다. 그들의 키는 우리 현대인에 비해 많이 작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의학기술이 없어서 전염병이 돌면 많은 인명의 피해를 입었던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중세인들이 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한 치료제들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으악~~ 거의 고문 수준이다^^ 책을 읽기 전에 중세 시대에 흑사병에 창궐할 때 대대적으로 사혈을 한 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정말 상식 이상이었다 ㅎㄷㄷ







책은 중세를 머리부터 각 감각기관에 이르기까지 세분화하여 다룬다. 이런 치료행위들은 일반인이 아닌 당대 나름의 의료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이 더 놀랍고 웃픈 시점. 물론 지금의 의료지식도 먼 훗날 미래인들이 본다면 놀랄 일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태어나고 씻기고 옷을 입고 사랑받고 다치고 멍들고 절개되고 매장되고 심지어 부활하기까지 한 중세의 몸은 과거의 일상생활의 본질 자체를 이해하는 경로이다. p43











책을 통해 본 중세의 육체관, 당시 사람들의 시각은 놀랍다. 하나는 인류가 지닌 강대한 힘이 직립성이라는 점, 동물과 달리 인간은 직립보행하는 점이다. 몸에서 가장 으뜸 부위는 뇌, 가장 터부시 된 기관이 생식기와 항문이다. 13세기 백과사전 속 채색화에서 뇌를 그린 장면 외과학에서 피부를 그린 삽화 등은 당대 사람들의 의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책에서 주목할 점은 화려한 도판인데 각종 의학 서적에 실제 수록되었던 그림들, 입체 조각들, 그림들이 주는 무시무시한 상징성. 그리스도를 나타낸 그림, 회화들 그리고 민중과 민담에 관한 언급이 인상적이다. 오늘날 그림과 달리 역동성 없이 다소 경직된 신체 표현과 일부 과장된 묘사가 한 누에 봐도 강한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음이 눈에 띈다.






인간의 인체가 과거를 이해하는 통로가 되리라는 생각을 책을 통해 처음 해본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추악함과 동시에 미학의 상징이 된 중세 시대 인간의 몸!! 중세를 인간의 인체에서 해석한 관점 신박한 책이다. 강추!!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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