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위픽
정지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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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지음)/ 위즈덤하우스(펴냄)





감삼동, 배자못, 금호호텔 지하 나이트.....

이런 단어가 언급되어서 너무 놀라웠다.





소설 속 배경인 배트맨의 고담 D 시는 우리가 아는 바로 거기 맞다 ㅋㅋㅋㅋ

그에게 엄마는 나약하고 퇴폐적이고 가족을 버린 존재였다.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증오심과 환상, 앙심과 선망이 뒤범벅되어 그의 내면을 지배했고 아버지와도 점점 멀어졌다. P23



소설, 에세이, 비평서를 교차로 쓰며 우리 시대를 다루어온 정지돈 작가. 그의 작품은 난해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59페이지 분량의 소설은 그가 쓴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혔다. 정지돈이 쓴 작품이 맞는가 싶을 만큼.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누가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괴상한 도시 D 시.



D 시의 오래된 저수지에서 여자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유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아이들이었다. 이후 배자못 아래에서 수십 구의 유해가 나왔다. 연도는 가각 달랐다. 소설의 등장인물의 융의 어머니도 그렇게 죽었다. 사람들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지미를 찾아왔다. 스무 살의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지미는 사내와 결혼했다. 지미가 그를 택했을 때 그의 다소 쳐지는 외모에 다들 놀랐다.




목적을 정확히 유추할 수 없는 글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 한 편의 누아르를 보는 기분이었다. 거창한 작가의 말을 쓰지 않으려 했다는 작가의 말이 함축적이다. 책에 쓴 사건 중에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은 하나도 없다는 융의 말. 소설은 진짜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도시 D를 살아가는 1인으로서의 묘한 연대감, 어떤 면에서는 죄의식마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소설 아닌 소설을 쓰는 그는 정지돈 역시 독특하다.




내가 빨강을 좋아하는 것을 다들 어떻게 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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