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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섭의 대한민국 입시지도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한 아이를 소신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와 이웃집의 참견(!)과 간섭(?)을 잘 견뎌야 한다'라는 말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한 저자의 머리말부터 공감이 팍팍 되었다. 요즘은 영아 때부터 사교육의 장이 벌어진다. 부모스스로가 알아보고 시킨것도 있지만 많은 부모들은 주변에서 다 이렇게 하고 있으니 자신도 그대로 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렇게 시키지 않으면 우리아이만 뒤쳐진다는 주변의 말들에 휩싸여 아직 걷지도 못하는데 문화센터에 다니며 수많은 유아 전집을 들이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 시작되면 한글과 영어 떼기 그리고 초등을 거쳐 중.고등이 되면 학원과 사교육 없이는 아이를 제대로 키워서 대학 보내기 힘들 것 같다는 감당하기 힘든 혼란이 온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도 하는 바였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입시 결과를 얻기 위한 지름길은 아이의 성향과 실력에 대한 냉철한 파악, 올바른 정보 그리고 아이 중심의 소통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입시와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다룬 실용서인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의 학년과 입시, 교육적 필요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며 부모의 교육적 소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성적별 입시 로드맵으로 상위권/중위권/하위권으로 나뉜 추천 로드맵을 미리 보기로 제시했는데 우리 아이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부머리 테스트'까지 첨부하여 부모 입장에서 객관적인 아이 파악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그리고 상위권 이과 로드맵/상위권 문과 로드맵/기타 대학(교대,경찰대,예대,치대) 로드맵/ 한눈에 보는 유,초,중,고등 현황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다.
우리나라 입시제도가 왜 이렇게 자주 바뀌며 .. 바뀌고 바뀌어도 매번 질타를 받는 이유를 속시원히 알 수 있었는데 따지고 보면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정책은 없다고 한다. 공정하면서도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고,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교육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겠는가! 입시제도가 변할 때마다 신경 쓸 것이 많지만 그때마다 학교, 학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우리 가정과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 로드맵을 찾아가는 주체적인 자세만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고 각자 상황에 맞게 공부에 뜻이 있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제도를 잘 파악하여 아이가 공부를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성적 20~30%에 들지 않는다면 내 아이에게 맞는 현실적인 입시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는데 일단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내 아이에 대한 이해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는 글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결국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공부 능력이라고 한다. 부모의 정보력 부족이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려는 근성과 공부의지를 가졌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중, 고등학교 내신 기준 명문학군 3,4등급, 일반학군 1,2 등급이 안되는 아이들은 대학을 나와도 유의미한 일자리를 갖기 쉽지 않고, 눈높이만 높은 고학력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아이가 입시로 승부를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다고 느껴진다면, 아이와 부모가 함께 21세기형 일자리를 찾아보거나 직접 만들어보는 창의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자 주변에는 귀농해서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농한기에는 독서 모임을 주도하는 엄마도 있다고 했다. 입시든 입시가 아닌 방향으로든 앞으로는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고, 가능한 많이 경험하며 스토리를 만드는 게 교육의 대세가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대학이냐, 과냐 하는 고민은 저자가 고3이었던 20년 전과도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고등학생때 희망학과에 대한 이야기와 대학 선택을 이야기하며 문득 고3일 당시 저자 자신에게 입시 상담을 해주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솔직하게 와닿아서 인상적이었고 나 또한 그 당시 이렇게 입시 상담을 받았다면 좀 더 나은 미래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상위권 및 하위권은 입시에서 대단한 전략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중간 정도의 애매한 학생은 시키자니 성과가 난다는 보장도 없고, 안 시키자니 불안하고 딱히 다른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가면 갈수록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는 사회가 아닌 이상 학생 자신에게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방법 이 책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확인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