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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으면 톡하지 말고 편지해 - 평범한 여자의 두메산골 살림 일기
야마토 게이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부모님이 산행하는 걸 좋아하셔서
나도 어릴 때부터 종종 같이 산에 따라가곤 했다.
산이 주는 푸르름 맑음을 느끼며 힐링 되는
기분을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저자는 산 여행 관련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의 산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 조용하며 고즈넉할 것 같았는데
끊임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산장에서의 하루가
펼쳐져서 흥미롭게 읽었다.
자신이 일하는 야쿠시자와 산장을 소개했는데
산장치고는 특이하게 강가에 위치했다.
주변엔 침엽수립과 사스래 나무숲으로 둘러싸였고
반달가슴곰, 산양, 산토끼, 족제비 등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강물을 바라보면 하얀 화강암 바위에
에메랄드빛 물줄기가 춤추듯 뛰어올라 아름답다고 한다
글속에 중간중간 그림도 나와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산장의 관리 일을 소개했는데 산장을 이용하는 등산객을
응대하고 산장 개장 때를 제외하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청소와 조리에 사용한다고 말한다. 150명 정도 수용 가능한
곳이라 성수기가 되면 상당히 바쁘다고 한다. 이불을 개고
바닥을 닦고 대량의 음식을 만드느라 바빠서 밖에 나갈
틈이 없을 때도 있지만 하루하루 이야기가 있어서 즐겁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나에게 찾아와주는
그런 느낌이라고 하니 하루하루 여행을 떠난 느낌일듯하여
뭉클한 느낌도 들었다.
헬기로 필요한 물품들을 수급하는 장면도 놀라웠고
곰이 침입해서 음식을 먹어치우고 어지럽히는 모습은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라고만 생각해서 더욱 무섭기도 했다.
자동차를 타면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든 산에 오르면
산악 사고를 당할 위험도 있는 부분인지라 읽으며
지인이 산에서 길을 못 찾아서 119를 불렀다는 생각도
나면서 집중하며 읽어보기도 했다.
산도 살아있는 생물이듯이 산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여기서는 형태가 있는 존재 모두가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살아 있는 것 같다. 어느 한계점에 달하면 붕괴해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을 반복한다. 우리는 그런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p130
전파도 닿지 않아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는 깊은 산골짜기의
작은 산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티비에 나오는 자연인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통해 버라이어티 한 산속에서의 이야기를
읽어보며 특별한 산속의 일상 이야기를 느껴볼 수 있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