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월드

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 PAGE NOT FOUND / 2025년 11월

*이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NPC 월드
우리는 언제부터 생각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을까?

저자 | 플레이어
출판 | PAGE NOT FOUND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을 떠올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며,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고 믿었던 나의 하루들. 『NPC 월드』는 그런 일상을 향해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플레이어인가, 아니면 NPC인가?”

게임 속 NPC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 정해진 대사, 정해진 동선, 정해진 반응만을 반복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그 NPC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 생각하는 수고를 덜어낸 대신,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생각을 소비하고, 사회가 정해준 성공의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며, ‘이게 맞겠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해온 우리에게 이 책은 불편한 거울을 들이민다.

『NPC 월드』가 인상 깊은 이유는 단순히 세상을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 생각하지 않게 되었는지를 차분히 짚어간다. 너무 바쁘게 살아온 탓인지, 실패가 두려워 안전한 답만 고르게 된 탓인지, 아니면 생각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환경 때문인지. 그 과정에서 독자는 타인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생각하지 않는 삶은 편리하지만, 대신 삶의 주도권을 넘겨준 상태”라는 메시지는 오래 남는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말처럼, 질문하지 않는 태도 역시 결국 누군가의 질문에 의해 끌려가는 삶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다시 ‘플레이어’로 돌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 다만 아주 기본적인 것,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힘을 회복하라고 말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세상이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있고, 해야 할 일은 많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달라진다. 자동 반응처럼 흘려보내던 생각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하고 있을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NPC의 자리에서 한 발짝 벗어나게 된다.

『NPC 월드』는 특별한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열심히 살고 있다고 믿어왔던, 그래서 더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생각하지 않아도 굴러가는 세상에서, 다시 생각하기로 선택한 사람만이 자기 인생의 방향키를 쥘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전한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끝낸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혹시 당신의 하루가 ‘플레이’가 아니라 ‘반복’이었다면, 이 책은 다시 시작 버튼을 누를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조유나의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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