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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말아요, 이별도 당신을 떠날 거예요
이승재 지음 / 좋은땅 / 2024년 7월
평점 :
이별이 가볍다고 그럼에도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그 가벼운 이별.책속은 어떤 이별이 있을까?
시인은 뒤돌아본 삶이 아름답게 보인다면 그건 아마 당신에게도 저항해보지 못한 슬픔이 있어서라고 말한다. 슬픔이 있음은 소중했다는 의미다. 슬픔이 사라진 세상에는 행복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별을, 슬픔을, 죽음을 기억하자.
펑펑 울고 가슴 아파하자.
언젠가는 그 이별과도 헤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당신의 슬픔도 지나갈 것이다.
빈공간
네가 있던 자리는
이제 햇벌이 닿지 않아서
아무도 오지를 않아
살고 싶었던 아이가
죽고 싶었던 아이에게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떠나
그이후
비어있는 공간이
대답하지 않는 의미를
니는 아직 모르겠어
ㅡㅡㅡ
우리는 이별한다.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다.
무너지고, 엉망인 마음을 감추고, 아무 일 없는 듯 숨을 쉬며 또다시 일상을 버텨낸다. 내 모두를 상실한 거 같은 이별부터 매일 다니는 길 위에서조차 죽음과 얽히어 헤어지는 작고 작은 존재까지, 시집 ‘슬퍼하지 말아요, 이별도 당신을 떠날 거예요’는 매일같이 우리 주변을 맴도는 이별에 대해 묻고 있다.
‘이별이 다가오네요. 당신의 생각은 착하기만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특히 이 시집에서 주로 다루는 이별은 ‘약자의 죽음, 희생’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길고양이’다. ‘별이 된 흰둥이와 삼색냥이’, ‘길냥이의 하루’, ‘세상의 모든 나비들에게’ 등의 시에서 길고양이는 소리 없이 쓰러져가는 생명, 안타까운 희생을 대변한다.
힘도 없고 구조를 요청할 언어도 쓰지 못하는 작은 생명들은 취객이 던지는 돌, 무섭게 달리는 자동차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그리고 똑같은 죽음인데 인간은 반듯한 묘비가 세워진 곳에 묻히고, 길고양이는 쓰레기봉투에 버려져야 한다. 화자가 맞아 죽은 새끼고양이를 쓰레기봉투에서 꺼내 풀숲에 묻어주자 내내 울던 형제 고양이는 그제야 자리를 떠난다.
어제는 분명 비가 있는데
오늘은 왜 햇살이 비추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없는 정원에
피를 꽃은
왜 피어난 것인지
ㅡㅡㅡㅡㅡ
죽음, 이별을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화자는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버림받고 상처받은 이들을 기억함으로써 생명과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알록달록하게 빛나던 밤이었다
세상에 내려오는 것을 망설여하듯
풀벌레같이 우는 생명들이
유난히 반짝거리던 밤이었다.
좋은책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이책은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