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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ㅣ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빅토르 위고'의 대작은 얼마 전 영화로 선풍을 일으킨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이 먼저 떠오른다. 영화도 영화지만 뮤지컬로 본
기억이 뇌리에 박혀 그 장엄하고 숭고했던 마지막 노래와 '장발장'이 부르는 솔로곡은 잊지 못할 명장면을 연출했다.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노트르담의 곱추'하면 만화로도 본 기억이 있고 여러 영화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그 인물이 등장하는 책이 <노트르담 드
파리>라면 실질적 묘사를 좀 더 자세히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등장 인물만 알았지 그 속 내용도 사실 정확히 기억하는 바가 없어
적쟎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던 차, 역자도 밝히듯이 이 책이 워낙 방대하고 문장의 난이도도 높아서 정작 프랑스인들도 읽은 이가 많지 않다고 하니.
이렇게 압축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 싶다.
지금의 인쇄술이야 과학의 도움으로 수정과 인쇄가 일사천리로 움직이지만 그 옛날 이런 방대한 책들은 어떻게 보급되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니 예전에 비하면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늘 불만이고 더 빠른 세상에 살고자 발버둥치는 요즘의 삶이 과연 행복하긴 한가 싶기도
하다.
전문을 번역해 놓은 책을 읽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선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 알기 쉽게 적어 놓은 책인 듯
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곱추'의 이름은 '콰지모도', 사건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집트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신부이지만 자신의
본분을 넘어선 사랑을 하려하는 '프롤로' 부주교.
갈등의 중심엔 이들이 있고 공주이야기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왕자님같은 인물 페뷔스, 박쥐(?)스러운 인물'그랭그와르'.
1800년대의 소설이지만 21세기에도 먹히는 이야기이며 고전으로 후세에 남겨지는 걸 보면 대단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읽는내내 나 또한
잠시 시대를 망막하고 읽었드랬다.
'에스메랄다'와 같은 여인은 그냥 어여쁜 여자로 보기보단 상징성이 있어 보인다. 극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면 도움을 받는
이에게는 신보다 더한 존재이며 구원자의 겉모습이 누추한 자신에 비해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면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까? 사실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향한 숭고한 사랑은 충분히 짐작이 가나 아름다움에 맹목적으로 현혹된 프롤로 부주교의 집착적인 사랑과 그의 외모에 극도로 분노를
표출하는 에스메랄다는 사실 이 책만으론 감정을 이해하기가 쉽진 않다. 이 이야기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흥미롭게 읽어내느라 뭔가를
빠트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소설에서도 등장하고 현실에서도 늘 있음직한 인물 '페뷔스'. 자신의 당당함과 젊음, 늠름함을 무기로 온갖 무례를
범하는 바람둥이같은 인물. 아무리 내면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일지라도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무시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어찌보면 현실감있고
정감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 반전이라면 아마도 긴 시간 죄책감과 자괴감에 기도로 연명하던 미친 수녀가 되어가는 여인. 그녀와 에스메랄다의 관계가 반전이라면
반전. 고전 소설에서도 여러 장치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읽히고 책이 끝나갈수록 원본에 가까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떨칠
수가 없었다. 끝이 보이면서 서운하고 아쉬운 이 느낌.
대작을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뮤지컬이 아닐까 싶다.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낯설다는 느낌이 들지만 스토리에
음악이 가미되면 대중에게 보다 깊이 파고들 수 있고 그 대작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나 또한 런던에서 처음 본
뮤지컬<올리버 트위스트>나 <미스 사이공>등을 잊을 수 없다. 보도록 만들어진 책이라면 물론 책을 통해 보는 것이 전달력도
좋고 방대한 줄거리를 생략없이 볼 수 있어 좋기는 하다. 허나 고전같은 경우 실로 양이 어마어마하고 어려운 어휘 사용이 대다수라면 아무리 좋은
작픔이라도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긴 쉽지가 않다. 그래서 고전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을 좋아한다. 한 편으론 이렇게 자국의 문학을 알리는 나라들이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좋은 작품이 많이 있겠지만 인문학을 배우는 사람들이나 알까 사장되가는 것들이 너무 많을 듯 싶다. 역량있는 사람들이
좋은 고전작품을 발굴해 뮤지컬과 접목시키는 것도 우리 작품을 알리고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활을 하지 않을까 싶다. '콰지모도'의 순수한
사랑을 기억하면서 아쉬운 책장을 덮는다.